사설

“신속하고 철저한 대장동 수사” 첫 입장 밝힌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장동 의혹에 대해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지시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청와대 참모가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고 한 바 있으나, 문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금이 말씀을 전할 때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중에는 정치적 중립 논란을 우려해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지만 경선이 마무리된 만큼 직접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본다. 또한 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문 대통령 면담을 요청한 터라 회동에 앞서 입장 표명이 불가피했던 측면도 있다.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원론적이지만 그 의미는 가볍지 않다. 우선 ‘신속한 수사’를 당부한 대목은 대장동 사태의 조기 수습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대선이 14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코로나19 사태로 민생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다. 대장동 사태의 장기화는 청와대로서도 적잖은 부담이다. ‘철저한 수사’는 국민적 비판 여론을 고려한 언급으로 해석된다. 집값 폭등으로 대다수 서민과 중산층이 박탈감에 시달리는 터에, 천문학적 금액이 오르내리는 대장동 의혹은 기름을 붓는 구실을 했다. 불법이득을 취한 이들에 대한 엄벌 없이는 국민적 분노와 허탈감을 달랠 수 없게 됐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문 대통령 발언을 발표한 직후 이재명 경기지사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지사는 “경기도 국정감사를 정상적으로 수감하겠다”며 “정치공세가 예상되지만, 오히려 대장동 사업의 구체 내용을 설명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오는 18일과 20일 각각 열리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사직 조기 사퇴 대신 국감 출석이라는 정면돌파를 선택한 셈이다.

대장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과 경찰은 문 대통령 지시대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속도를 내야 한다. 수사범위가 확대되면서 중복수사 논란이 나오는 만큼, 지금이라도 합동수사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국감장에 서기로 한 이 지사는 한 점 숨김없이 모든 사실을 밝혀야 한다. 회견에서처럼 “일부 언론과 정치세력이 지엽말단적 사안들을 왜곡하고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해선 곤란하다. 주권자의 의문은 정당하며, 대선 후보 검증에는 한계가 있을 수 없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