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세계 평균의 절반도 안 된다니

지난해 전 세계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이 10.3%지만 한국은 겨우 4.7%라는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보고서가 30일 나왔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신속하게 나선 세계적 흐름에 크게 뒤처졌다는 의미다.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경각심을 갖고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높여야 할 때다.

엠버의 ‘국제 전력 리뷰 2022’ 보고서를 보면,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이 처음으로 10%를 돌파해 10.3%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1%포인트, 파리협정이 체결된 2015년(4.6%)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그만큼 재생에너지의 대표 격인 풍력·태양광 발전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베트남·일본·몽골·헝가리 등 7개국이 10% 대열에 새로 합류했고, 덴마크는 50%를 넘어섰다.

반면 한국의 풍력·태양광 발전 비중은 각각 0.55%, 4.12%로 4.67%에 불과했다. 2020년 3.8%에 비하면 늘었지만 세계 평균의 절반도 안 된다. 한국은 최상위 에너지 소비국이면서 석탄발전 규모가 33%에 이를 정도로 재생에너지 발전 후진국이다. 에너지 전환을 세계 주요 선진국들보다 더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지만 오히려 뒤처지고 있는 실정이다.

엠버의 보고서는 한국 재생에너지 정책의 부실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한국도 세계 주요 국가들처럼 탄소중립을 외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했지만 선진국은 물론 경제 규모가 훨씬 작은 개발도상국들보다 부진한 결과가 확인된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계기로 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을 점검해 관련 정책 집행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에 더 적극적인 투자, 관련 인허가 절차의 개선과 인센티브 제공을 통한 민간 참여 유도 등이 시급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에는 사실상 석탄발전 중단과 천연가스 퇴출 수순에 들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정부를 이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25%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세계 주요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목표 상향과 함께 발빠른 정책 추진이 절실하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기 위한 국민 모두의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실천 역시 중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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