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무렵 두 자녀가 경북대 의과대에 편입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딸은 정 내정자가 부원장이던 2016년 12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을 졸업한 뒤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전형에 10.2 대 1의 경쟁률로 합격했다. 이듬해 정 내정자가 원장으로 재직할 때는 경북대 이공계열에 재학하던 아들이 대구·경북 지역 소재 학교 출신만 지원 가능하도록 한 ‘특별전형’을 통해 의대에 편입했다. 당시 아들이 5 대 1이 넘는 경쟁을 뚫고 합격하면서 병원과 의대에서 ‘아빠 찬스’ 의혹이 제기됐다고 한다. 경쟁자들에 비해 아들의 스펙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정 내정자 측은 “부정 소지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병원장이 자신의 자녀를 의대에 입학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아들이 합격한 특별전형은 모집인원 절반 이상을 대구·경북 지역 학교 출신으로 뽑도록 했는데, 선발 직전에 신설됐다고 한다. 또 1차 객관적 점수보다 2차 면접·구술 점수 배정이 높아 심사위원의 재량이 컸다. 정 내정자가 두 자녀의 편입학에 관여했다면 사안이 심각하다. 공직이 문제가 아니라 사법적 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조국 전 법무장관 부인이 딸의 의전원 입학에 편법을 써 논란이 된 게 엊그제다. 바로 그 사안을 문제 삼으며 현 정권과 각을 세운 사람이 윤석열 당선인이다. 그렇다면 인선에 앞서 인사 검증에 더욱 신경을 썼어야 옳다. 그런데 정 내정자 사안을 보면서 인사검증이 이뤄졌는지 자체에 의문이 든다. 정 내정자는 과거 칼럼을 통해 ‘결혼과 출산은 애국이며 암 치료 특효약’이라거나 ‘여자 환자 진료는 3m짜리 청진기로’ 등 부적절한 여성관을 드러냈다. 경북대병원장 3년 사이에 재산이 14억원 는 데다 농지법 위반 의혹도 제기됐다. 전문성과도 거리가 있는 정 내정자 발탁이 윤석열 당선인의 40년 지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정 내정자는 의혹을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