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해할 수 없는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경찰 격려 행사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비공개 간담회를 한 것을 놓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김 여사는 이날 졸업식 후 윤 대통령이 20·30대 청년 경찰관 20명과 공개 간담회를 여는 동안 별도로 여성 경찰관 및 가족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과 같은 시각 따로 간담회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김 여사는 허위 학·경력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터라 간담회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온다. 김 여사를 둘러싸고 거듭되는 논란에 이제는 지적하기도 지친다.

대개 대통령이 부인과 함께 특정 행사에 참석 할 때, 같은 성격의 간담회를 별개로 여는 경우는 없었다. 대통령 부인의 역할은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하는 외국 정상 부인의 행사나 다른 시설 방문, 소외 계층 행사 등을 대신 챙기는 게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이날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등과 함께 공개 간담회를 하는 동안 김 여사가 따로 여성 경찰관들을 만나 격려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김 여사처럼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면 이런 행사는 자제하는 게 당연하다. 더 이상한 것은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행사를 철저히 비공개로 하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이런저런 비판이 나오는데도 지금껏 비공개 단독 일정이 어떤 취지로 마련됐고, 간담회에서 김 여사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도대체 대통령 부인이 여성 경찰관들을 격려하면서 비밀에 부칠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때는 물론 취임 후에도 관저 공사 특혜, 비선 보좌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데도 대통령실은 김 여사의 무리한 행보를 막지 못하고 있다. 김 여사의 의지가 작용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엄밀히 말하면 공적 영역에 속하는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비공개로 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대통령실에서 김 여사를 관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김 여사는 명분 없는 활동으로 논란을 자초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김 여사는 선거 때 시민에게 약속한 ‘조용한 내조’를 다시 상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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