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할퀴고 간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 최선 다해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경남 해안과 동부 지역을 강타해 안타까운 인명 피해를 냈다. 예고된 초강력 태풍에 대비했는데도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힌남노는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한반도를 지나갔으나 태풍의 위력이 워낙 강해 곳곳에서 침수, 폭풍해일 등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포항·경주와 울산·부산 일대의 피해가 컸다. 상륙 당시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55hPa(헥토파스칼)로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에 이어 세 번째로 강했다.

사망·실종 사고는 시간당 최대 10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진 포항에서 다수 발생했다. 급류에 휩쓸린 사망자와 실종자가 1명씩 나온 데 이어 물에 잠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갔다 연락이 끊긴 10명이 확인됐고 그중 1명이 숨졌다.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차량을 옮기라는 안내방송 후 주차장에 내려갔다 실종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다행히 실종자 가운데 일부는 기적적으로 구조됐다. 경주에서는 주택 매몰 사고로 80대 여성이 숨지고 울산에서는 20대 남성이 하천에 빠져 실종됐다. 태풍 등 자연재해 때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매뉴얼을 더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인명 피해 외에도 주택·상가 침수 등 사유시설 피해 160건, 도로·교량 침수와 산사태 등 공공시설 피해 312건 등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6만여가구가 정전됐고, 2000여명의 이재민이 나왔다. 농작물 침수 피해도 컸는데 이날 현재 피해 면적이 모두 13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복구 대책을 서둘러 시행해야 한다. 시설 복구에 만전을 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태풍으로 인한 재산 피해와 손실도 신속히 보상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농가 피해는 추석 차례상 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서민의 시름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물가 잡기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힌남노는 북위 25도 이상에서 발생한 첫 ‘슈퍼 태풍’이고, 후발 태풍까지 흡수하며 몸집을 키워 북진했다는 점에서 이례적 태풍으로 꼽혔다. 기후위기가 심화할수록 이런 ‘괴물 태풍’이 더 잦아지고 강력해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힌남노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재난 대비책을 세워도 피해를 줄이기엔 부족할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번 태풍은 지나갔지만, 또 다른 자연재난이 찾아올 것이다.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 외에 왕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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