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영어 드라마 최초 에미상 6개 부문 수상한 오징어 게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왼쪽)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씨가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2일(현지시간) 열린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황동혁 감독(왼쪽)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이정재씨가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12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제74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황동혁), 남우주연상(이정재)을 수상했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 시상식에서 비영어권 드라마가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 4일 크리에이티브 아츠 에미상 시상식에서 게스트상(이유미)과 시각효과상, 스턴트퍼포먼스상, 프로덕션디자인상 부문도 수상한 것을 포함하면, 에미상에서만 6개 부문을 석권한 것이다.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이 드라마에 출연한 오영수씨가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국 대중문화에 또 하나의 개가를 올린 <오징어 게임>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9월부터 전례 없는 흥행기록을 세웠다. 공개 후 28일 동안 누적 시청 시간 16억5045만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적자생존과 계급사회, 승자독식 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짚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게임과 한국 문화도 주목을 받았다. 미 로스앤젤레스시는 <오징어 게임>이 미국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력과 성과를 기념, 9월17일을 ‘오징어게임의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술·도박에 빠져 살다 게임에 참가한 성기훈 역을 연기한 이정재씨는 기존의 깔끔하고 도시적 이미지를 벗어버리는 연기변신을 보여줬다. 앞서 영화 <남한산성> <수상한 그녀> <도가니> 등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이 작품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한국 영화와 드라마, 대중음악, 웹툰 등 ‘K콘텐츠’가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등 K팝은 글로벌 팬덤을 형성한 지 오래다. 영화계의 성과도 눈부시다. <기생충>의 2020년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씨의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에 이어, 지난 5월 칸 영화제에선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씨가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은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아시아 문화강국이었던 일본 대중문화에 문호를 개방할지를 놓고 고민했다. J팝 등 일본 문화에 잠식될까봐 두려워했다. 이제 한국의 대중문화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황 감독은 “비영어 시리즈의 수상이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기를 희망한다. 이 상이 제 마지막 에미상이 아니길 바란다.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했다. 한국이 진정한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정부도 효과적인 지원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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