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보정치 3기’ 이끌 이정미 대표, 정의당 환골탈태시켜야

정의당이 28일 이정미 전 대표(56)를 새 당대표로 뽑았다. 지난 19일 1차 투표에서 49.91%를 얻은 이 대표는 23~28일 1·2위 후보 간 치러진 당원 결선투표에서 63.05%를 얻어 당선됐다. 내년까지 국민에게 약속한 재창당 작업과 2024년 총선을 이끌 정의당의 새 얼굴이 된 것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최대계파(인천연합)에 속한 이 대표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대표직을 맡게 됐다. 2017년은 대선 후보 심상정 의원이 당을 주도하던 시절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선 결선투표 끝에 심 의원에게 2.24%포인트 차로 졌다. 권영길·단병호·강기갑·천영세 등이 포진한 민주노동당(1기), 통합진보당 해산 후 노회찬·심상정 등이 이끈 정의당(2기)을 잇는 진보정치 세대교체(3기)의 리더로 이 대표가 나선 셈이다.

이 대표는 선거 중에 “당은 자강이 우선”이라며 내년까지 ‘1만 당원 입당’ 사업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부상당한 운동선수라면, 기술보다 몸부터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정의당은 2012년 창당 후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지역구 1석·비례대표 5석에 그친 2020년 총선 이래 올해 대선·지방선거까지 전국 단위 선거에서 3연속 참패를 했고, 지난달엔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를 놓고 당원투표까지 치르는 내홍도 겪었다. 성폭력·갑질 시비로 지도부 중도하차가 잇따르고, 페미니즘·노동 이슈를 둘러싼 노선 논쟁도 계속됐다. 당 리더십 부재와 재정 위기를 딛고, 위축된 제3당의 존재감과 당세를 되살리는 중책이 이 대표 어깨 위에 얹어졌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당 재건의) 절박함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소외되고 배제된 시민의 곁에 서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당명을 내년까지 바꾸고, 정체성과 정책을 새로 강화하며, 지역에 뿌리내리고, ‘대안사회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창업보다 더 힘든 게 재창당일 수 있다. 하지만 진보정당이 지킬 현장과 세울 정책은 여전히 많다. 커져가는 불평등·기후·노동·안전·성평등·평화 위기 속에서 당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 다른 진보정당·사회단체와 보다 능동적으로 연대하고, 정치개혁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최선을 다한 정당이 아니라 필요한 모든 일을 다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이 대표 다짐대로, 환골탈태한 진보정치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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