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일본 정보 믿고 안심할 일 아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지난 16일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예측도. 방류 5년 뒤(위)와 방류 10년 뒤(아래) 예측도이다. 파란색에 가까울수록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지난 16일 한국방재학회 학술대회에서 공개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속 삼중수소 확산 예측도. 방류 5년 뒤(위)와 방류 10년 뒤(아래) 예측도이다. 파란색에 가까울수록 삼중수소 농도가 높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진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한국에 미칠 영향을 예측한 결과를 내놓았다. 오염수가 올봄 대량 방류되기 시작할 경우 이르면 2년 뒤 한국 바다에 도달하지만 삼중수소는 극미량만 포함되리라는 게 요지다. 오염수 방류를 놓고 자국 어민과 주변국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힌 일본 정부에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오염수 방류에 수반될 문제 가운데 극히 일부분만 다뤘을 뿐이다. 그마저도 일본 측이 제공한 정보를 신뢰한다는 전제에 기반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연구진은 지난 16일 발표한 논문에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제주 해역에 본격 유입되는 것은 2027~2028년이고, 해류 변화에 따라 2025년 일시 유입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일본 측이 매년 22조㏃(베크렐)의 삼중수소가 담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2033년 제주 해역에 유입되는 삼중수소는 물 1㎥당 0.001㏃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국내 해역 1㎥당 평균 삼중수소 농도 172㏃에 비해 미미한 양이라고 한다. 삼중수소는 자연상태에서도 만들어지고 원전 등 인간 활동으로도 생겨 이미 공기나 바닷물에 녹아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한국 바다에 국한할 때 아주 적은 양의 삼중수소를 보태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삼중수소는 인체에 들어가면 암 발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미량이라도 인위적으로 보태선 안 되는 물질이다. 또 한국에는 미량이지만 해류 진행 방향에 있는 다른 태평양 국가들에선 그 농도가 훨씬 높을 것이다. 참치 등 해양 생태계를 통해 축적될 방사능을 한국 소비자들이 섭취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일본 측 제공 정보에 기반해 진행됐다. 국제 연구진은 일본 측 정보에 의문스러운 점이 많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근 후쿠시마 근해에서 잡힌 농어에서 기준치를 넘는 세슘-137이 검출됐다는 보고를 보면 고위험 방사능 물질이 완전히 걸러질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이번 연구 결과가 오염수 방류의 무해성을 강조하는 일본 측 손을 들어주는 데 섣불리 이용되어선 안 된다.

오염수 보관공간 확충, 콘크리트 제작에 활용하는 등 다른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음에도 일본 측이 비용을 아낀다는 이유로 해양 방류 계획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한국 정부도 일본에 관련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계속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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