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8일 만에 ICBM 쏘며 3월 강경 대응 예고한 북한

북한이 지난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오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 순안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화성-15형은 최고 고도 5768㎞, 비행 거리 989㎞로 일본 홋카이도 서쪽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떨어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정상 각도로 쏘면 사거리가 1만3000㎞ 넘어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새해 첫날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한 뒤 한동안 군사행동을 자제하더니 48일 만에 침묵을 깨고 두 번째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또다시 군사행동을 감행할 뜻을 밝힌 데다 한·미 훈련 등이 연이어 계획되어 있어 한반도 긴장 고조가 우려된다.

북한의 이번 ICBM 발사에는 몇가지 메시지가 들어 있다. 우선 이번 발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른 ‘기습발사 훈련’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북한이 “무기체계의 신뢰성 재확인 및 검증”을 강조했는데, 미국을 향해 ICBM을 언제든 불시에 쏠 수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북한은 ICBM 발사에 즈음해 잇따라 담화를 내고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보냈다. 자신들은 군사적 행동을 자제하고 있는데, 한·미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를 내고 “적의 행동 건건사사를 주시할 것이며 적대적인 것에 매사 상응하고 매우 강력한 압도적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 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뜻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겠다고 했다. 한·미는 오는 22일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 다음달 중순 야외 실기동 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 실드)’ 등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북한이 이에 맞서 고강도 군사 행동에 나설 뜻을 예고한 것이다.

북한은 지난 한 해 내내 각종 탄도미사일을 쏘아댔다. 34일간에 걸쳐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지만, 미국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 채 유엔 등 국제사회의 비난과 추가 제재에만 직면했다. 이번에도 북한이 ICBM을 발사하자 한·미는 B-1B 전략폭격기와 F-35A 등을 동원해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 중인 한·미·일 외교장관은 긴급 회동해 북의 ICBM 발사를 규탄하고 긴밀한 공조를 약속했다. 북한이 핵을 보유한 상황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 위험도는 전과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도발 형태도 다양화할 것이고, 그에 따라 한·미 역시 대응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더 이상 무력시위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 역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되 과잉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대화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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