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민생 힘 쏟자는 영수회담, 윤 대통령도 응답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연천군 육군 제25사단을 방문, 병영 식당에서 장병에게 음료수를 따라주고 있다. 김창길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 연천군 육군 제25사단을 방문, 병영 식당에서 장병에게 음료수를 따라주고 있다. 김창길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추석인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며 명칭도 ‘민생 영수회담’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 제안을 열린 자세로 검토하고 긍정적으로 화답하기 바란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는 구속영장 기각 후 정치권 중심 의제를 민생 문제로 전환하고, 제1야당 대표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싶은 정치적 의도도 있을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대표 취임 후 영수회담을 8차례 제안했지만, 대통령실은 번번이 묵살했다. 대통령실은 이번에도 나흘이 지난 3일까지 가타부타 말이 없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당선 인사에서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했지만 취임 후 여당 지도부와 10여차례 공식 회동을 하면서도 야당 대표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지금껏 검찰 수사를 구실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회피했지만, 구속영장도 기각된 이 대표의 사법적 문제는 이제 재판 절차에 맡기면 될 일이다.

대통령은 사회 갈등의 최고 중재자여야 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은 걸핏하면 전 정부와 야권을 ‘공산전체주의 세력’ ‘반국가세력’으로 적대시하고 있다. 지난 2일 노인의날 메시지에서도 “(공산세력으로부터) 소중하게 지켜낸 자유 대한민국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이념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하다. 낙제점에 가까운 ‘민생 성적표’가 이를 방증한다. 지금 민생 위기는 위험 수위에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다수당인 야당과의 협력은 정치적 득실만 따지고 뒷짐질 때가 아니다.

이 대표의 제안에 윤 대통령이 화답할 차례다. 이 대표와의 단독 회동이 부담스럽다면, 정의당을 포함해 여야 대표들이 참여하는 다자 회동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민생 문제 해결이지 회동의 형식과 절차가 아님을 상기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떼쓰기’로 폄훼하며 여야 대표 회담이 먼저라는 입장인데, 이 대표를 비난하기 전에 집권여당의 책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여야는 공히 추석 민심을 ‘정쟁을 멈추고 민생에 집중하라’는 명령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민생을 내팽개친 책임을 상대방에게 물으며 연휴 엿새 내내 날선 공방을 했다. 이대로라면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도 여야 충돌로 제 할 일을 못하고 국민들을 실망시킬 공산이 크다. 윤 대통령과 여야는 대화와 정치의 회복을 바라는 추석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 만남이 소통과 협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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