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혹투성이 YTN 민영화, ‘강행·속도전’ 이유가 뭔가

지난 2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YTN의 공기업 지분 매각 입찰 경쟁에서 유진그룹이 낙찰자로 선정된 뒤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YTN의 공기업 지분 매각 입찰 경쟁에서 유진그룹이 낙찰자로 선정된 뒤 참석자들이 회의장을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유진그룹이 보도전문채널 YTN을 인수할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지난 23일 진행된 YTN의 공기업 지분 매각 입찰 경쟁에서 3199억원을 써내 한전KDN(21.43%)과 한국마사회(9.52%)가 가진 지분 30.95%의 낙찰자로 선정된 것이다. 유진그룹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을 받으면 YTN의 새 최대주주가 된다. 그간 공기업 지배주주 체제였던 YTN이 실질적으로 민영화되는 것이다. 하지만 공적 소유 구조를 해체하는 이 민영화는 언론의 공공성·공정성을 약화할 우려가 크다. 윤석열 정부에서 YTN도 반대하는 민영화가 속도전으로 강행된 터라 ‘언론 길들이기’ 의심이 일 수밖에 없고, 실제 지분 매각 절차·과정도 의문투성이다.

YTN은 공기업이 대주주로 경영과 보도에 개입하지 않아 ‘공영언론’으로 분류됐다. 방송시간 80% 이상을 뉴스 보도에 할애해야 하는 보도전문채널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체제였다. 그러나 향후 사기업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면 이런 공적 기능이 위협받게 된다. 사기업 경영진이 정부 압박을 받거나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하면, 언론 본연의 권력 감시 보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직접 대주주로 나서지 않더라도 민영 보도채널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매각을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당초 지분 계속 보유 의사를 밝혔던 한전KDN 등에 대해 ‘공공기관 자산 효율화’를 내세워 지분 전량 매각 결정을 이끌었다. 또 매각 주관사는 배임 논란 속에 두 회사의 지분을 한번에 파는 ‘통매각’ 결정을 내렸다. 인수 기업을 정해놓고 정부가 밀어붙인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유진그룹 계열사가 ‘주식 리딩방’ 연루 의혹을 받고, 사주가 검찰 수사 무마 대가로 검사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는 점 등이 드러나 인수기업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YTN은 흑자를 내고 있어 지분 매각이 경영 효율화와 상관없고 급히 매각할 이유도 없다. 정부는 매각 절차에 문제가 다분한데도 일방적으로 민영화를 강행해서는 안 된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를 관련 법령에 따라 엄격·투명·신속하게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YTN 매각 절차와 과정의 적절성을 명확히 검증해야 한다. 그래도 의혹이 풀리지 않으면, 국정조사를 통해 매각 전 과정을 규명할 필요도 있다. 정부가 졸속과 위법에 눈감고 민영화를 밀어붙인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정부 편향 언론을 획책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부당한 외압을 막아 보도전문채널 공정성을 지키는 게 정부 본분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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