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심’ 김태규 공수처장 추천 또 부결, 될 때까지 표결할 건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제공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임기가 다음달 20일 만료되는데 차기 공수처장 후보 선정 작업이 공전하고 있다. 여권 측 후보추천위원들이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최종 후보로 뽑으려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판사 출신 김 부위원장은 대표적인 ‘친윤석열’ 인사로 분류된다. 대통령 주변과 고위공직자 부정부패를 바로잡아야 할 공수처장 후보 선출 과정에 또다시 ‘윤심’ 시비가 불거져 유감스럽다.

공수처장은 법무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 여야 추천위원 각 2명 등 7명으로 구성된 후보추천위가 5명 이상 동의로 최종 후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한 명을 지명한 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추천위는 지난달 8일부터 지난 20일까지 4차례 회의를 열었다. 첫 회의에서 판사 출신 오동운 변호사가 최종 후보 1인이 됐지만 나머지 한 명은 미정이다. 여권 측 위원들이 밀고 있는 김 부위원장은 3·4차 회의에서 4표를 얻어, 최종 후보에 1표가 부족했다. 추천위 내부에선 판사·검사 출신 1명씩 추천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어 최종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는 말이 파다하다.

공수처장에게 요구되는 제1 덕목은 정치적 중립이다. 중립성 시비에 휘말린 검찰을 생각하면 대통령과 정치로부터 독립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 김 부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지난해 10월 권익위 부위원장에 임명된 친정부 인사다. 그는 판사 시절부터 공수처를 ‘통제 불가능한 괴물’ ‘형사사법 절차 안의 이질분자’라고 비난했다. 공수처를 생겨선 안 될 기관이라면서 왜 아직도 공수처장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지 아리송하다. 출세욕인지 공수처를 무력화할 뜻인지 묻게 된다.

공수처는 현재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감사원이 연루된 사안이다. 대통령이 반길 인사가 공수처를 이끌면 권력형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되고, 그 결과를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향후 윤석열 정부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할 때마다 부실·특혜 수사 논란을 자초할 게 뻔하다.

3년 전 출범한 공수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금까지 청구한 5차례의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고, 검사들의 중도 사퇴도 이어졌다. 차기 공수처장이 조직에 새바람을 불어넣으려면 중립성 외에도 관련 분야의 경험과 조직 운영 역량을 갖춰야 한다. 5차 추천위 회의가 오는 28일 열린다. 불편부당하게 조직을 이끌 최종 후보를 뽑아 2기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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