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참패 네 탓하는 여당의 자중지란 볼썽사납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4·10 총선 수도권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외조직위원장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4·10 총선 수도권 낙선자들을 비롯한 원외 조직위원장들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지 열흘 넘도록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대통령실의 ‘여의도 출장소’로 불린 수직적 당정관계 혁파부터 당 지도부 개편까지 총선 숙제가 한둘이 아니지만 쇄신 논의는 겉돌고 수도권·영남권, 당선인·낙선인, 친윤석열·친한동훈으로 나뉘어 서로 삿대질하기 바쁘다. 참패한 집권여당이 맞나 싶을 만큼 지리멸렬하다.

총선은 무능한 집권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여당은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 해병대 채 상병 수사외압 의혹을 두고 민심이 험악해져도 대통령실을 옹호하기 바빴지 성난 여론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에서 정치 공간을 만들기보다 야당과의 갈등을 증폭시켜 정치가 숨쉴 여지를 없앴다. 대통령실이 친윤당을 만들려고 4번이나 대표를 갈아치우며 당의 독립성과 민주주의를 허물어도 아무 소리 못했다. 이렇게 여당 역할을 포기하고 대통령실 거수기를 자처한 결과가 총선 참패였다.

지금 여당에선 국민 심판에 대오각성하는 최소한의 치열함도 찾을 수 없다. 쇄신 논의는 차치하고 임시 지도부를 혁신형 비대위로 할지 관리형 비대위로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당선인들은 ‘21대 총선 지역구 의석수보다 6석은 더 이겼다’며 생환을 자축하고, 낙선인들은 “같은 당 맞느냐”고 반발한다. 수도권 당선인·낙선인들이 ‘영남 2선 후퇴론’을 말하면 영남 당선인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한다”고 맞선다. 당대표 경선 룰을 놓고 ‘당원투표 100%’를 고수하는 친윤과 비윤의 갈등도 뇌관이다. 윤 대통령이 제안한 ‘한동훈 비대위’ 인사들과의 오찬 회동에 한 전 위원장이 건강상 이유로 불참키로 한 것은 파일 대로 파인 두 사람 간 갈등의 골을 보여준다. 이런 자중지란을 수습할 인물도, 세력도 보이지 않는다. 여당이 최소한의 리더십도 없이 ‘무결정의 늪’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여당은 그렇게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당장 지도부 공백 극복이 발등의 불이고, 민생을 1차 책임진 집권당의 존재감이 사라진 지도 오래됐다. 다음달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채 상병 특검법은 여당이 총선 민심에 부응할지 가를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쇄신 논의가 지리멸렬하고 관성대로 특검 반대 입장만 취해서는 여당의 쇄신 진정성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이 끄덕일 사과와 변화가 없으면 시간은 여당의 편이 아닐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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