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 대모’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별세

김종목 기자

국내 최초로 현대무용 본격 소개nㆍ이화여대서 50여년간 제자 양성nㆍ48년간 310여회 공연 기록 세워nㆍ1991년 입시비리 연루는 오점

'한국 현대무용 대모' 육완순 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별세. 연합뉴스

'한국 현대무용 대모' 육완순 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 별세. 연합뉴스

육완순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이사장이 23일 별세했다. 향년 88세.

현대무용진흥회에 따르면 육 이사장은 이날 오후 5시40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진흥회는 홈페이지에 부고를 올렸다. 고인은 지난 20일 저녁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진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출혈이 심해 응급 수술로도 깨어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지난달 12일 ‘제3회 육완순 무용콩쿠르’를 열며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5월28일 국제현대무용제에서 ‘레전드 스테이지’ 무대에 올라 춤사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 현대무용의 대모로 불렸다. 1963년 9월25일 서울 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제1회 육완순 현대무용 발표회’를 개최하며 한국에 현대무용을 본격적으로 소개했다. 고인은 미국 유학 중 마사 그레이엄 등에게서 현대무용을 배웠다.

1975년 최초의 한국 현대무용단인 ‘한국컨템포러리무용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현대무용으로 안무한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가 대표작이다. 1973년 이화여대 강당에서 초연한 이 작품은 48년간 310여회 공연했다. 한국 최장 최다 공연기록이다.

1980년 한국현대무용협회 창립, 1982년 국제현대무용제 개최, 1985년 한국현대무용진흥회 창립, 1990년 코리아댄스페스티벌(KDF) 개최, 1992년 서울국제안무페스티벌 개최 등 한국현대무용의 선구자로 일해왔다. 1964년부터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며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1991년 이화여대 무용과 입시 과정에서 2명을 부정입학시키고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1년, 항소심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 추징금 1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남편은 이상만 전 서울대 지질학과 교수다. 딸 이지현씨의 남편은 가수 이문세씨다. 사위 이씨는 이날 부고를 전하며 “여든 여덟의 연세에도 올여름 ‘육완순 무용콩쿠르’를 개최하셨을 만큼, 본인의 일에 열정이 넘치는 무용가였고 다정하고 섬세한 어머니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 슬픔이 크지만 장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되새기며 가족이 모여 장례 절차를 따르려 합니다”라고 밝혔다.

진흥회는 “유족 뜻에 따라 조문이나 꽃과 조의금은 사양하오니 마음으로 위로하고 기도해달라”고 했다.

발인은 25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장지는 경기 이천시 에덴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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