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청은 필요…이번 설립안은 껍데기만 있고 내용은 없다”

손제민 논설위원

이자스민 의원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초의 이주민’ 수식어에 익숙한 그도 ‘재선의원’의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최초’에서 끊어지지 않고 ‘두번째’ ‘세번째’의 길을 닦는 게 가장 큰 임무”라고 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centing@kyunghyang.com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초의 이주민’ 수식어에 익숙한 그도 ‘재선의원’의 부담감을 느낀다고 했다. “‘최초’에서 끊어지지 않고 ‘두번째’ ‘세번째’의 길을 닦는 게 가장 큰 임무”라고 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centing@kyunghyang.com

열여덟 살의 외국인 신부는 어느새 이곳을 “우리나라”라고 인식하는 40대 후반 중년 여성이 되었다. 결혼 16년차인 2010년 남편과 사별하며 가장이 된 그는 이듬해 서울시청 주무관으로 채용됐다. 2012~2016년 새누리당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고, 최근 녹색정의당 의원직을 승계해 재선 의원이 됐다. 이주민 정체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한국 사회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결혼할 남성에 비해 여성이 적고, 작업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더 필요하고, 학교에 들어갈 학생이 줄어든다면? 그 사회 구성원들은 어디선가 새로운 사람들이 와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사람들은 더 나은 기회를 찾아 집을 떠나는 모험을 감행할 용의가 있다. 이렇게 이주의 수요와 공급이 생겨난다. 이주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국가는 그들의 이동을 관리할 필요성을 느낀다.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사회에 적응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그것들이 이민 정책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전통적 이민 수용 국가가 아닌 한국은 체계적인 이민 정책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지난 2일 출입국·이민관리청(이하 이민청) 신설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법안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제안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 ‘한동훈표 이민청 설립안’이라고 할 수 있다. 법무부 산하에 이민청을 두고 출입국과 체류 관리, 국적, 난민, 외국인 사회 통합 등에 관한 사무를 맡기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인구의 5%, 250만명 이상이 이주 배경 주민(이주민 또는 이민자)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이 사회는 이민사회로 변모하고 있다. 국가의 이민 정책을 수립하고 관장할 기구를 진작 만들었어야 했다. 정부·여당이 이민청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늦었지만 필요한 일이다. 다만 논의가 지극히 도구적인 관점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문제다. 이민청 설립을 강하게 추동하는 힘은 인구 소멸 위기에 대한 경각심인 것과 관계있다.

이주민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 2016년 이민사회기본법안을 발의했다가 시기상조라는 비판에 좌절했던 이자스민 녹색정의당 의원(47)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실에서 그를 만났다. ‘4개월 임기 재선 의원’ 통보를 받고 출근한 지 1주일 된 날이었다. 여당의 이민청 설립 제안으로 모처럼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서인지 분주해 보였다. 이민 정책을 전담하는기구를 만들어 “이민을 어떻게 바라볼지, 누구를 얼마나 데려와 무엇을 맡길지, 정주(터 잡고 삶)하게 할지” 한국 상황에 맞게 정해 “일관된 방향성을 갖고 이민사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은 8년 전 그의 제안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반긴 것은 여기까지다. 그는 이민청 설립안에 문제가 많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의 이민청 설립안은 조직 하나 만들자는 제안이라는 점에서 껍데기만 있고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출입국 업무를 담당하는 규제 기관인 법무부가 이민청 설립을 주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법무부 참여가 필수이긴 하지만, 국무총리실 산하에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등을 포괄하는 범부처 조직으로 하는 것이 사회 통합이나 인권 측면에서 맞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그는 “이민 정책이 임시방편은 될지 몰라도 인구 위기의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이민자들은 출산자·노동자·유학생이기 전에 “말 그대로 사람이고, 그 사람들이 잘 사는 나라가 정말로 잘 사는 나라”라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임시방편조차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녹색정의당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자스민 의원이 지난 1일 21대 국회에 처음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정의당 비례대표직을 승계한 이자스민 의원이 지난 1일 21대 국회에 처음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재선 의원이 되셨네요. 그사이 보수에서 진보로 소속 정당이 바뀌었고요.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 거주하는 많은 이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주어져 감사한 마음입니다. 19대 국회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제 생각은 같습니다. 이주민들을 대변해 국회에 입성한 만큼 그들의 권리를 신장하고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보수와 진보를 크게 구분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고요. 다만 녹색정의당은 우리 사회 소외계층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진보정당인 만큼, 이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여러 정책에 전당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어서, 이주민 정책에 성과를 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구 위기 근본대책 아닌 임시방편
이민자를 일회용 화장지로 대할 땐
그 임시방편조차도 실패할 것

한국 상황에 맞는 이민 정책 필요
미등록 이주자 40만명 넘는데
단속·추방보다 정주화 길 열어야

- 한동훈표 이민청에 찬성하는지요.

“저는 이민사회기본법 제정안을 발의할 때도 이민청이든 위원회든 국가 기구가 만들어져 우리나라의 10~20년을 내다보는 이민 정책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핵심은 이민을 어떻게 바라볼지, 누구를 데려오고, 얼마나 데려오고, 무엇을 맡길 것인지, 정주하게 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민청 같은 기관이 필요합니다. 나라의 문을 닫지 않는 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 점점 더 다양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 인구 위기를 이민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민 수용이 인구 위기의 근본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떠나온 필리핀 같은 국가들은 아이를 많이 낳는 젊은 국가들입니다. 그곳 여성들을 데려오면 아이를 많이 낳을까요. 앞집 뒷집 옆집 모두 하나만 낳는데 제가 서넛 낳을 이유가 있을까요. 저 역시 1남1녀를 낳은 후 시어머니 권유로 더 출산하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낳고 키울 환경이 되어야겠죠. 그럼에도 이민이 당면한 위기에 임시방편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유지되려면 10~15년 내에 출생률이 3배는 높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건 불가능에 가깝죠. 이민은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민자들이 잠깐 왔다 가는 존재가 아니고 말 그대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게 똑같아요. 이들을 한 번 쓰고 버리는 화장지처럼 생각한다면 그 임시방편마저 실패할 겁니다. 이민자가 잘 사는 나라가 정말 잘 사는 나라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주민을 사람답게 대하는 나라가 아니라면 내국인도 살기 어렵다는 의미이고, 그러면 출생률 회복도 요원하다는 의미로 이해됐다.

법무부 주도하는 이민청은 문제
범부처 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통합이나 이민자 인권 측면서 맞아

- 정부의 이민청 설립안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껍데기만 있고 내용이 없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조직 하나 만들자는 것입니다. 법무부가 가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기능을 이관하는 것이고요. 법무부 외청으로 추진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법무부는 규제 기관이죠. 그럴 경우 이민을 인구 통제나 관리 차원으로 바라보게 될 겁니다. 인권, 복지 측면을 법무부가 제대로 살필까요. 미등록 이주노동자 지원을 법무부가 할까요. 저는 이민사회기본법 발의 당시 대통령 아니면 국무총리 산하 기구를 제안했어요. 굳이 부처가 맡는다면 법무부보다는 행정안전부가 나을 것 같아요. 지금 이주민 정책들은 점점 중앙에서 지방 정부로 내려가고 있으니까요.”

법무부는 이민청 설립 제안에서 “외국인에 대한 인도주의나 다양한 문화 유입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의 현실적 이익이 목적” “국가가 강한 그립을 쥐고 국민의 현실적 이익이 목적”이라는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고급 인력을 데려와 정주시켜 인구 소멸에 대응하고, 저숙련 인력은 필요한 곳에 대거 투입해 노동력 결손을 막으면서도 정주는 막겠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누구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일지는 국가의 당연한 권리”라면서도 과연 한국이 고급 인력이 거주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나라인지 의문을 던졌다.

“특정활동 비자(E7)로 인재를 모셔오겠다고 여러 유인책을 발표했는데 질문은 이거예요. 그 사람들이 와요? 63개국 고급 인력을 대상으로 아시아 11개국 중 가장 이민 가고 싶은 나라를 조사한 2017년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보고서를 보면 싱가포르·홍콩·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이 상위권이고, 한국·일본은 끝에서 1·2위를 다툽니다. 한국은 정보기술(IT) 업계 외국인 할당 몫의 50%도 채우지 못하고 있어요. 이들은 가족결합권이 있어도 대부분 가족을 데려오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가족들은 미국이나 영국에 있고, 본인만 한국에 살면서 돈만 벌어가죠. 한 대기업 근무 외국인에게 물어보니 한국의 교육 제도가 너무 경쟁적이고, 기업 문화가 너무 보수적이어서 꺼린다고 해요.”

- 반면 저숙련 노동자의 정주화는 막고 있죠.

“정작 정주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이들인데, 이들에게는 가족결합권을 허용하지 않죠. 가장 큰 문제는 비전문 취업비자(E9)로 오는 이분들에게 집중하는 정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냥 수단으로 보는 거죠. 당장 노동력이 모자라니 채우자는 건데, 정주화할 수 있는 정책은 매우 제한돼 있어요. 저숙련에서 고숙련 비자로 올라가는 계단식 승급 제도를 얘기하지만 그 문턱이 비현실적으로 높아요. 지금 와 있는 미등록 이주노동자 40만명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데, 정부는 매년 16만5000명씩 새로 데려오겠다고 해요. 이미 와 있는 분들을 단속해 추방하기 바쁜데 새로 데려오기만 하면 어떡합니까. 이미 와 있는 분들은 한국의 언어, 문화, 제도에 모두 적응해 있는 분들입니다. 산업계 쪽에서도 이제야 우리말을 잘하고, 일이 손에 익을 참인데 돌려보내야 한다며 아쉬워해요. 이분들이 한국에서 용접 기술을 배워서 뉴질랜드, 호주에 가서 일하고 있어요. 최단 3년, 최장 10년이 지나면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를 수 없고 같은 비자로는 다시 들어오지 못하니까요.”

이와 관련해 중요한 문제는 이민자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는 점이라고 했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을 가리키는 ‘재한외국인’, 국제결혼으로 이뤄진 ‘다문화가족’은 규정돼 있어도 이민자는 없다.

“19대 국회 공청회에서 제가 각 부처에 ‘이주노동자는 이민자인가’ 질문을 던졌어요. 법무부는 이민자가 아니라고 했고, 여성가족부는 이민자가 맞다고 했어요. 유엔이 내린 이민자 정의는 자기 나라가 아닌 나라에서 1년 이상 사는 사람을 의미해요. 우리도 국제 기준과 한국 상황을 고려해 이민자를 법에 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의원님은 어떻게 정의하시겠어요.

“우리 사회에 들어와 있는 이주 배경을 가진 모든 사람들로 일단 폭넓게 정의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그 세부 정책은 나중에 나뉠 수밖에 없지만요. 우리는 이주민이 인구의 5%, 250만명을 넘어선 지 오래됐어요. 하지만 정의가 없으니 정확한 통계가 없어요. 가령 재한외국인이 아닌 이주 배경 주민을 기준으로 하면 저 같은 사람도 그 통계에 포함될 거고요. 최대한 넓게 잡는 게 좋은 이유는 우리가 이미 주민등록 인구수에는 상당수 집어넣어 지자체 교부금 산정 때는 고려하지만, 그에 수반되는 권리를 주지는 않는 사람들을 포괄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 비단 미등록 이주노동자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있을 수 있는 기간을 넘긴 이민자도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미등록 아동도 되게 많아요. 나라마다 국적법이 달라 한국에서 군복무를 하고도 무국적자가 된 자녀들도 많고요. 이분들 숫자를 정확하게 잡지 못하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들을 대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헷갈려 해요.”

이민이 인구 위기의 근본 해법은 아니지만, 인구 정책의 한 수단인 것은 맞다. 이 의원은 그것을 몸소 겪은 이다.

“한국에서 인구 정책으로서의 이민은 이미 1980년대, 그 이전부터 있었어요. 1980년대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 사업을 들여다보면 매년 ‘농촌 총각 결혼 열람부’ 같은 것도 만들었어요. 농촌 남성과 도시 여성을 짝지어주는 국내 이민이었죠.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 1990년대에 해외로 눈을 돌렸어요.”

비슷한 과정이 이주노동자에도 적용된다. 1960~1970년대 산업화가 진행되며 많이 필요해진 제조업 노동력을 농촌에서 수혈하다 내국인의 특정 업종 기피가 심화되자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 그런데 국가는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를 다르게 대하는 것 같아요. 순혈주의·가부장주의적인 국가 성격 때문일까요.

“주로 여성인 결혼이민자는 애를 낳아야 하고 말 그대로 시집오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수용적이에요.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된다는 거잖아요. 반면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 사회 혼란 같은 말을 쓰면서 무섭고 위협적인 존재라는 인상을 심어줘요. 환영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주민들로서도 우수 인재가 아니라면 환영하지 않는다는 곳에 굳이 왜 가야 하나 생각하겠죠. 농촌 총각 장가 보내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우리나라에 사는 모든 이주민들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 불러온 존재들이라는 점이 분명해져요. 그런데 불러놓고 책임은 안 지면 안 되죠.”

-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모든 이민자에게 어느 정도까지는 거주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적까지는 몰라도 최소한 영주할 길은 열려 있어야 해요. 그래야 인구소멸 위기를 임시방편으로라도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국민’을 기준으로 마스크를 보급해 많은 이주민들을 제외한 그런 일은 결코 없어야 합니다.”

-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가 이방인을 대하는 방식을 보며 느낀 것이 있다면요.

“한국인들은 이주민에 대해 특별히 배타적이지도 호의적이지도 않아요. 처음엔 ‘어떻게 왔어요? 누구랑 살아요?’라며 호기심을 표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왜 왔어요?’라며 경계를 표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수가 많아지며 미지의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나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이주민에 대한 인식 문제를 이민청이 중요하게 다뤄야 합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도 갈등지수가 높은 나라인데,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들어올 텐데 이 문제를 방치해선 안 돼요. 안타깝게도, 제가 이주민 출신이어서 그런지 이런 얘기를 하면 ‘자기 같은 사람 더 데려오려고 그러느냐’는 비난부터 쏟아져요. 이주민 출신이 아닌 다른 의원들도 함께 나서준다면 좋겠어요.”

좌절됐던 이민사회기본법 재발의
조금이라도 진척시키는 데 주력
이민자들이 잘 사는 나라가
정말 잘 사는 나라란 점 기억해야

- 이민사회기본법, 이번엔 만들 수 있을까요.

“지난 8년 사이 변화를 반영해 이민사회기본법을 3월쯤 발의하고 4월 총선 이후 사람들을 설득할 겁니다. 제게 시간이 많지 않아요.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고 하죠. 과거에 제가 발의했던 이주아동권리보장법처럼 임기 만료로 폐기되더라도 그 법안 내용이 정책에 스며들었듯, 이민사회기본법이 이번에도 좌절되더라도 향후 논의의 바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다음 총선은 안 나오시나요.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아요. 이번에 국회 들어온 것도 생각조차 않고 있다가 갑자기 된 거니까요. 제 관심은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이 일을 조금이라도 더 진척시킬지에 있어요.”

최근 개봉한 영국 감독 켄 로치의 영화 <나의 올드오크>는 시리아 난민들이 전쟁을 피해 영국의 한 마을에 정착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이방인들이, 이미 삶이 힘겨운 폐광촌 주민들의 혐오에 직면하지만 결국 그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게 되는 과정을 보다보면 일부 구성원일지라도 이들을 환대하고 함께하려는 의지를 가졌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경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궁금해진다. 이자스민의 시도에 연대할 ‘동료 시민’이 여의도에 있을까.

손제민 논설위원

손제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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