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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앞에 환자가 죽어가는데…미래 환자 위한 개혁이 무슨 소용인가”
2014년 식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방사선 치료 후유증으로 얻은 폐기종 때문에 2017년부터 요양 생활을 하던 중 병원 측이 갑작스레 요양급여 삭감을 이유로 환자 전원에게 강제퇴원을 통보했다. 치료에 전념해야 할 때였음에도, 말기 암 환자들을 대책 없이 몰아내는 현실에 분노해 2018년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를 만들었다. 다른 환자단체와의 연대 필요성을 느껴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중증질환연합회를 결성했다. 지난 2월 의료대란이 시작된 뒤에는 환자들의 피해 상황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자리에 앉자마자 붉게 상기된 얼굴로 “너무 속상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단체를 찾아온 한 폐암 말기 환자의 자녀와 인터뷰 약속 시간 직전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온 참이었다.“대학병원에서 폐 사진을 찍어보더니 자신들은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면서, 요양병원으로 가시라고 했답니다. 위험해서 조직검... -
“집값 작년부터 이상신호…무원칙하고 무능한 정부, 의지마저 박약”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대 지리학과 졸업 후 미국 UC버클리 정보시스템 석사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도시계획·부동산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20년부터 빅데이터를 분석해 매년 출간한 ‘부동산 트렌드’가 부동산 시장에 적중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많은 시장전문가들이 ‘올해 집값 하락’을 전망했지만, 그는 공급절벽과 국고채 10년물 금리 추이 등을 ‘아파트 상승의 전조’로 꼽고 상승 가능성을 예측했다.정부는 일시적 잔등락이라고 하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에 서민·중산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집값을 자극할까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겨우 집 한 채 장만한 사람들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지며 ‘똘똘한 한 채’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 서울 고가·저가 아파트 간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다. 무엇보다 지금 높은 집값을 청년 세대들은 감당할 수 없다. ‘인서울’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경쟁, 좋은 일자리를 향... -
“윤 대통령, ‘대한민국 임시정부’ 공식 호칭 두고 왜 ‘상해 임정’이라 하나”
독립운동사·임시정부를 연구한 역사학자로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 백범 김구기념관 백범학술원 원장을 지냈다. 단국대 사학과 교수로 정년 퇴직한 뒤 2021년 제12대 독립기념관장을 맡아 이달 초 퇴임했다. 1993년 월봉저작상을 받은 <한국 광복군 연구>는 국내 학계에서 처음으로 광복군 출신 생존자 인터뷰와 미발굴 사료를 집대성해 광복군의 역사적 실체를 밝혀낸 역작으로 꼽힌다.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을 4월13일에서 11일로 바로잡는 데도 역할을 했다. 저서로는 <민족과 국가를 위해 살다간 지도자 김구> <역사농단-1948년 건국론과 건국절> 등이 있다.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놓고 또다시 ‘역사전쟁’이 한창이다. 발단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이지만, 뉴라이트 인사들이 윤석열 정부의 역사·교육 기관장에 잇따라 중용되면서 예열됐다. 윤석열 정부가 김 관장 임명을 계기로 ‘건국절 제정’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 -
“공영방송에 정파색 입히는 구조 못 깨면 갈등의 무한반복 못 끊어”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서강대에서 법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 로스쿨에서 LL.M. 과정을 졸업했고 미국 뉴욕주 변호사에 합격했다. 1991년 SBS에 입사해 보도국 법조팀장, 뉴미디어국장, 보도본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 방송학회와 언론법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2020년 3월부터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서 초상권은 언제 사생활권에서 분리되었나’ 논문으로 언론법학회 철우언론법상을 받았고, <사례와 쟁점으로 본 언론법의 이해> <방송 뉴스 바로 하기> <한국 언론의 품격> <불편한 언론> 등의 저서가 있다.MBC 등 공영방송 경영진 개편을 둘러싼 여야 대치가 점입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극우적 언론관·세계관을 가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끝내 임명했고, 이 위원장은 그 직후 김태규 부위원장과 2인 회의... -
“우리는 역사의 증언자…국제민중법정서 미국의 책임 반드시 물을 것”
일본에 강제동원된 부모 밑에서 1943년 1월9일 태어났다. 출생지는 히로시마 에바마치 251번지. 1945년 8월6일 미국이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투하하면서 방사능에 피폭됐다. 그가 사는 경남 합천은 강제동원된 피폭자가 많아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린다. 그는 2001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역 지부장을 맡아 원폭 피해자들의 힘겨운 삶과 고통을 20년 넘게 지켜봐왔다. 현재 미국에 원폭 투하 책임을 묻기 위해 준비 중인 원폭국제민중법정의 원고로 참여하고 있다.인터뷰 약속을 잡기 위해 전화할 때마다 그는 늘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번은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합천 지역 국회의원을 만나러 서울에 올라와 있었다. 또 한번은 특별법을 놓고 누군가와 논쟁 중에 전화를 받은 것인지 수화기 너머 울분에 찬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든이 넘은 그는 아직도 쉴 새 없이 자신을 혹사하고 있었다.지난 15... -
“교제폭력엔 명확한 전조 증상…‘강압적 통제’ 범죄로 처벌해야”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여성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소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2017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을 거쳐 현재는 입법조사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최근에는 ‘너 같은 피해자를 본 적이 없다’ ‘성폭력 피해자를 처벌하다’ 등 성폭력 무고를 연구하고 글을 썼다.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계기로 여성운동의 흐름과 역사를 담아 출간한 <누가 여성을 죽이는가> 공동 필자로 참여했다.“헤어지자”고 했을 뿐이다. 그 말이 방아쇠가 됐다. 지난달 7일 경기 하남시 아파트단지에서, 지난 5월 서울 강남 건물 옥상에서 여성이 살해당한 까닭은 모두 이별 통보 때문이었다.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취합한 집계를 보면, 지난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138명에 이른다. 국내에서만 한 해 100명이 넘는 여성의 ... -
“공영방송 장악하려 무도한 시도 계속…시민들이 MBC를 지켜달라”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1978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 1980년 전두환 정권의 언론통폐합으로 강제 해직됐다. 이후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활동하다 1988년 한겨레 창간과 함께 언론계로 복귀했다. 한겨레 파리특파원과 편집국장·편집인을 역임했고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KBS 이사, 리영희재단 이사로 일했다. 2021년 8월부터 방문진 이사장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8월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감독 소홀 등 이유로 해임했지만 법원이 9월11일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이사장에 복귀했다. 오는 8월12일에 3년 임기를 마친다.윤석열 정부에서 민주주의 퇴행이 심각하다. 스웨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는 지난 3월 연례보고서 ‘민주주의 리포트 2024’에서 독재화가 진행 중인 42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독재는 멀리 있지 않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법과 제도의 빈틈을 찾아내고, 부당한 사용과 선택적 적용으로... -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낳은 10 대 90…‘일상의 불평등’ 때문에 절망”
1983년 서울시립대 도시행정과에 입학해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1988년 인천에서 노동운동에 발을 담근 이래 금속산업연맹(현 금속노조) 조직쟁의실장, 민주노총 조직실장, 미조직·비정규 사업실장, 연대사업국장, 사무부총장, 사회연대위원장을 지냈다. 2020년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실행위원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 전태일재단 사무총장으로 일하다 지난달 10일 물러났다. 학생운동·노동운동 과정에서 세 차례 구속됐다. 저서로 <누리야 아빠랑 산에 가자-고교생 딸과의 3년간 산행기>가 있다.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운동 위기가 운위되지 않은 해가 없다. 구조적 원인이 주기적 임금 인상과 승진·복지 혜택이 주어지고 노동조합 보호를 받는 1차 노동시장(대기업·정규직 사업장)과 고용 안정성·임금·복지가 취약하고 노조 보호를 받기도 힘든 2차 노동시장(비정규직·플랫폼 사업장 등)의 분단, 다시 말해 노동시장 이중구조라는 것도 알려진 얘기다. 그렇다면 위기... -
“학부대학, 예전처럼 가르쳐선 미래가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작”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로 2019~2020년 입학본부장을 지냈고, 2023년 2월부터는 교육부총장을 맡고 있다. 유홍림 총장의 공약사업으로 융합·교양교육 강화를 위해 신설되는 학부대학 설립추진단장이기도 하다. 대학 신입생들에게 문학·철학 등 인문학의 중요성을 알리고, 컴퓨터·공학 등 다른 영역과 결합한 인문학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한 <스무살, 인문학을 만나다>(2010)의 공저자이다. 서울대 졸업생 도전 정신·공감 능력 부족하단 지적 많아…누굴 뽑느냐보다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베리타스’ 자립·혁신·실천 3단계로…3명의 다른 전공 교수들 함께 계획 짜고 토론하고 수업 하나의 문제 해결 위해 여러 학문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게 핵심…성공 열쇠는 ‘교수진 간의 팀워크’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자기 분야에만 함몰돼선 결코 새로운 도전 나오기 어려워 학문의 발전만큼 중요한 건, 지금 여기 대학에 있는 아이들이 행복해야 한다는 사실이죠“늘 ... -
“윤 정부, 구시대 에너지에 집착…진짜 머리띠 두르고 싸워야 할 판”
환경법 전문 변호사로 2020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8호’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2년 사법연수원(41기)을 수료한 뒤 환경과 에너지정책 전문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2016년 로펌 ‘김앤장’을 나와 사단법인 ‘기후솔루션’을 설립하고 부대표로 활동했다. 석탄발전에 대한 공적기금 투자를 규제해야 한다는 ‘석탄금융’ 프로젝트 활동에 참여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여름 초입인데도 폭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아마도 올해 여름이 역사상 가장 뜨거울 가능성이 크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000년 이후 매년 ‘가장 뜨거운 해’를 맞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통 사람들은 여름철 폭염과 폭우를 통해 기후변화의 징후를 체감하지만, 기후변화는 경제적으로도 우리 삶에 적잖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탄소를 대거 배출하는 에너지 산업을 구조조정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려가고 있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의무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