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표명 예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9일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에 대한 ‘입장 표명’을 예고했다.
영남권 분열에 대해 그간 침묵했지만, 정부의 입지평가 결과 발표와 함께 갈등이 정점에 다다르면서 ‘입장 정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강릉에서 열린 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신공항 입지) 발표가 나면 그때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예고했다. 박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엔 “아직 발표하지 않았잖아요. 아직 정식으로 (발표) 난 것은 아니니까요”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30일 국토해양부 입지평가위의 결과 발표 후 곧 자신의 입장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1일 참석 예정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취임식 자리가 ‘공개 발언’의 장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자신의 지역구인데다 정부의 신공항 백지화 기류에 가장 강한 반발을 하는 것이 대구·경북(TK)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 온 점에서 정부가 ‘백지화’에 가까운 결과를 도출할 경우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란 관측이 다수다. 친박계 이한구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는 그간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신공항 건립을 찬성했으며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소신”이라고 전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도 “박 전 대표도 대구 의원이지 않으냐”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TK 대 부산’으로 갈린 신공항 입지의 휘발성을 감안하면, 신공항 건설 자체에 대한 ‘찬반’까지 이를지는 미지수다. 그보단 과학비즈니스벨트 ‘원점 재검토’ 논란 당시 “그에 대한 책임도 대통령이 지겠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처럼 백지화 결론 도출 과정의 설득 부족 등 정치적 책임 문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