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털터리 검사' 윤석열, 어떻게 퇴직공직자 재산 1위까지 올랐나

박용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빈털터리’ 검사였던 그가 10여년 만에 70억원이 넘는 재산을 신고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혼 뒤 본인 재산이 급격히 늘었고, 60억원이 넘는 부인의 재산도 형성 과정이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장모나 친인척 등으로부터 증여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윤 전 총장 측이 입을 닫아 의혹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25일 공개한 전·현직 고위공직자 73명의 재산등록사항을 보면, 윤 전 총장과 배우자 김건희씨의 총 재산은 약 71억6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윤위에 신고한 퇴직 공직자 재산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다만 윤 전 총장 본인 재산은 2억4400만원 가량이고, 나머지 69억2500만원 가량은 배우자인 김씨 명의로 돼 있다.

윤 전 총장 부부의 재산 형성을 두고는 그간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씨는 주식투자와 사업체 ‘코바나컨텐츠’ 운영 등으로 50억원이 넘는 거액을 벌어들였다고 알려져 있으나, 업체 규모 등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씨가 경기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일대 1300여평의 토지를 모친 등과 지분을 분할해 소유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 개발로 상당한 이익을 벌어들였고, 그 과정에서 각종 논란을 낳았던 모친과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에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 아니냐는 것이다.

윤 전 총장 본인의 재산을 둔 궁금증도 있다. 그는 2012년 김씨와 결혼할 당시만 해도 전 재산이 2000만원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2017년에는 2억8000여만원을 신고했다. 2019년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5년 새 뛴 2억여원에 대해 ‘증여’ 의혹을 거론하며 재산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측은 과거 기록이며, 가족과 관련된 내용도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야권에서는 향후 윤 전 총장과 관련된 의혹들이 어디까지 ‘실체’가 드러날지 지켜보고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C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법의 상징에 있으셨던 분이 등판도 하기 전에 20가지 정도의 비리의혹이나 추문에 싸여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방어’를 강조해온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족이 법적인 문제에 연루되면 엄벌에 처하도록 스스로가 오히려 앞장서겠다, 그런 원칙을 (윤 전 총장이)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에서 열린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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