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절친’ 이준석 때리기…지지율 반등 ‘승부수’였나

박순봉 기자

공정 경선 명분 비방전 불사

정치권 ‘빅4 진입 전략’ 해석

“윤석열에 줄섰나” 의구심도

원희룡, 대구서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원희룡, 대구서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사진)가 이준석 대표와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 폭로전은 물론 상호 비방까지 불사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기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라며 공개 지지했다. 한때 이 대표와 ‘절친’이었던 원 전 지사가 왜 사적인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을까.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와 통화한 내용 일부를 공개하고 이 대표를 맹비판하는 이유로 “공정한 경선 관리”라는 명분을 들고 있다. 그는 19일 대구·경북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대표와 제가 충돌했던 그 본질은 공정한 경선을 지켜야 한다는 저의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대선 경선 규칙은 후보들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도 없이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하다 하나씩 던지고, 이런 과정에 대해 원 전 지사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원 전 지사가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야권 1위 대선 주자 윤 전 총장과 ‘30대 당대표’ 이 대표 간 ‘투스톤 대전’에서 다른 대선 주자들과는 다른 길을 가며 주목을 끌어내려 했다는 시각이다. 나머지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이 경쟁자인 만큼 이 대표를 지원하는 입장을 취했다. 원 전 지사는 반대로 이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특히 원 전 지사 입장에선 대선 경선 2차 컷오프 대상인 ‘빅4’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이 압도적 1위이고,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 전 지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 전 지사 입장에선 향후 행보를 위해서라도 4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원 전 지사 측은 인지도 자체가 부족한 것을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이유로 본다”며 “이 대표와의 공방은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가 남지만 인지도 확보 측면에서는 원 전 지사에게 효율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선 주자 캠프에선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에게 ‘줄서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원 전 지사가 차차기 대선으로 방향을 돌리고, 이를 위해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려 한다는 의구심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의 당대표 제안설’에 대해 “턱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윤 전 총장을 법무장관으로 쓰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국정철학과 수권 능력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은 저한테 무릎을 꿇고 큰 틀에서 제게 협조해야 하는 위치로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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