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흠집 내기 음모·정치 공작” 한 줄 반박문…김웅 “제보 전달 기억 없다” 정점식 “그런 일 없다”

대선판 뒤흔들 대형 악재에 국민의힘 하루종일 ‘뒤숭숭’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웅 의원

이준석 “입장 없다” 침묵 속
홍준표 “윤, 직접 해명해야”
내부서도 “중대 사안” 긴장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2일 총장 시절 여권 정치인들을 검찰에 고발해 달라고 국민의힘을 사주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검찰총장 재직 중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 사주한 바가 없다”며 “정치공작”이라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측으로부터 고발장을 받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김웅 의원과 당시 당 법률지원단장이었던 정점식 의원 모두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실이라면 대선판 자체를 흔들 수 있는 대형 변수지만 사건 윤곽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어서다.

윤 전 총장은 한 줄짜리 입장문을 통해 고발 사주 의혹을 반박했다. 그는 “검찰총장 재직 중 어느 누구에 대해서도 고발 사주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해당 보도에 대해 “윤석열 예비후보를 흠집 내려는 음모이자 정치공작의 소산”이라며 “단호한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윤 전 총장 법률지원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실제 고발이 돼서 검찰총장이 사건 배당을 하고 수사에 관여한 정황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논의도 없었다는 것 아니냐”면서 “윤 전 총장 본인을 지목한 것도 아니고, 뚜렷한 보도 근거도 잘 안 보여서 현재로선 법적 검토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웅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제보받은 자료를 당에 전달하는 것은 전혀 문제될 수 없다”면서 “청부고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제보가 오면 당 법률지원단에 전달은 했지만, 제보량이 많고 출처를 지웠기 때문에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당시 법률지원단장이었던 정점식 의원 역시 해당 문건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전달을 했다면 나에게 보고가 있었을 텐데 그런 일이 없었다”며 “실제로 고발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말을 아꼈다.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웅 의원과 여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확인된 사실이 많지 않아 보인다”며 “사실관계가 파악되는 대로 판단할 수 있지 않겠나.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대선 주자들은 입장에 따라 대응 방식이 달랐다. 홍준표 의원은 울산시당 간담회에서 “조심스러운 것”이라면서도 “그 문제는 윤석열 후보가 직접 밝혀야 할 문제”라고 압박했다. 홍 의원은 “검찰총장 양해 없이 (고발장 전달이) 가능했겠느냐가 우선 문제가 되고, 몰랐다고 해도 문제”라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 측은 입장 자체를 내놓지 않았다. 고발장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이 유 전 의원 캠프 소속이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무슨 말을 하겠느냐”면서 “이번 사안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사실로 드러나면 야권 대선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검찰이 특정 정당에 고발을 의뢰했다는 것은 굉장히 중대한 사안”이라며 “사실이라면 공정을 강조해온 윤 전 총장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건 윤 전 총장을 넘어서 국민의힘 전체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검찰개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서 야권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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