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투표 50%로 비중 커진 본경선 ‘4주 레이스’
윤석열, 지지층 조사서 과반
홍준표는 2040 당원에 기대
유승민·원희룡 추격전 변수
TV토론회 등 10차례 예정
‘윤 의혹’ 겨냥 공세 세질 듯
국민의힘 대선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후보 4명이 마지막 승부에 나선다. 당 대선 후보를 가리는 다음달 4일까지 남은 기간은 4주. ‘대세론’을 이어가려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역전승을 노리는 홍준표 의원 사이 치열한 양강 대결이 전망되는 가운데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추격을 다짐하고 있다.
최종 승자를 가릴 최대 관건은 당심의 향방이다. 본경선에서는 당원 투표 50%와 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가린다. 1차 예비경선 20%, 2차 예비경선 30%에 비해 당심의 영향이 훨씬 커지는 것이다.
기존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윤 전 총장 지지세는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관측된다. 경향신문·케이스탯리서치가 지난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자 가운데 50.5%가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로 더 적합하다고 응답하면서, 홍 의원의 32.7%를 약 20%포인트 가까운 격차로 앞섰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당원들의 ‘윤석열 대세론’에 균열을 내지 못한다면 홍 의원의 역전은 쉽지 않다.
홍 의원 입장에서는 최근 새로 가입한 당원 26만여명 중 20~40대 젊은 당원이 절반(44%)에 육박한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다. 이들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가 기존 당원들의 표심으로 확산된다면 최종 승리도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10차례에 이르는 본경선 TV 토론회도 승부를 가를 주요 변수다. 3차례의 1 대 1 ‘맞수 토론’과 1차례 종합토론, 6차례에 걸친 지역 순회 토론회가 후보 4명을 기다리고 있다. 그간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에게 공세가 집중될 공산이 높다.
윤 전 총장은 최근 토론회에서 손바닥 ‘왕(王)’자 논란으로 뜻하지 않게 타격을 입은 데다, 정치 선언 직후부터 이어진 ‘실언’ 리스크도 남아 있다. 홍 의원도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과잉 수사’ 했다는 취지로 비판했다가 곤욕을 치렀다.
후보들 저마다의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또 다른 과제다. 윤 전 총장은 저조한 20~40대 지지율이 고민이다. 경향신문·케이스탯리서치의 지난 3~4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0대의 윤 전 총장 지지율은 2.9%에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홍 의원은 29.1%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전 총장에겐 ‘고발 사주 의혹’과 처가 리스크도 변수로 남아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부인 김건희씨의 검찰 소환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홍 의원은 지지율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당내 세 확장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대구·경북 보수층의 ‘배신자’ 프레임을 깨는 데 사활이 걸렸고, 원 전 지사는 부족한 존재감을 확보하는 게 문제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이 결정되고 처음 맞은 주말인 10일 주자들은 약점 보완에 집중했다. ‘무속 논란’에 시달렸던 윤 전 총장은 성경책을 들고 교회를 찾았다. 당심에선 열세인 홍 의원은 보수층이 많은 대구·경북(TK)에 머물렀다. 유 전 의원과 원 전 지사는 이날 호남을 공략하며 확장성에 방점을 뒀다.
본격적인 본경선 일정에 앞서 주자들 간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과 처가를 “범죄 공동체”라고 공격했고, 윤 전 총장 측에선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라”며 반격했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캠프에 경고를 하고, 홍 의원에게는 “우리는 깐부”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홍 의원이 “캠프 단속부터 하라”고 맞받아치면서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