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도 청년·여성도 안 보이는 이재명 선대위…‘쇄신’ 고심

김윤나영 기자

‘위기론’ 커지자 뒤늦게 조직 정비 등 타개책 마련에 안간힘

외부인사 영입 더뎌…50대 남성 중심 ‘꼰대 이미지’ 우려도

이재명, 청년들 만나 ‘부동산’ 사과…“저는 사실 시장주의자”

대학 언론인들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앞줄 가운데)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를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학 언론인들과 함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앞줄 가운데)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지역 대학언론연합회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를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위기론이 불거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가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선대위 내 효율성 개선 요구가 분출한 데다, 외연 확장을 위한 여성·청년·중도층 인사 전면 배치를 주장하는 ‘인적 쇄신론’까지 나왔다. 민주당은 뒤늦게 선대위 조직 정비에 나섰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7일 “앞으로 실무 중심의 성과를 내는 선대위를 꾸리고, 청년플랫폼을 비롯해 경청·소통·혁신을 위한 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고 수석대변인은 선대위를 향한 당 안팎의 비판에 대해 “기존 선대위 조직은 용광로와 국회의원 선수를 중시했기 때문에 실무단이 전체적으로 정리가 안 됐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이낙연 경선 캠프 출신, 당직자와 청와대 출신 인사, 현역 의원 163명을 포함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꾸렸다. 그러나 선대위 사령탑이 명확하지 않아 내부 소통에 비효율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초반에 선대위 내 대변인단과 부대변인단을 아우르는 온라인 단체대화방조차 없어 논평이 어떻게 나가는지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급기야 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가 실망으로 변질되는 느낌”이라면서 “기민함이 좀 부족하지 않나.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좀 더 민감하고 신속하게 반응해 작은 결과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도 당 영입인재·비례대표 의원단 초청 간담회에서 “(선대위가) 희한한 구조, 처음 보는 체계다. 매우 우려스럽다”며 “컨트롤타워, 권한과 책임이 다 모호하다.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비효율적 체계”라고 비판했다. 또 “주특기와 전문성 중심이 아니라 철저한 선수 중심의 캠프 안배 끼워맞추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청년·중도층 중심의 외부인사 영입 작업도 더디다. 전날까지 5차례에 걸친 선대위 인선 발표를 마쳤지만, 50대 남성 의원이 압도적으로 많다.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에 2030세대가 거의 없어 당의 꼰대 이미지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4일에야 5선의 원혜영 전 의원을 국가인재영입위원장에 내정한 것도 뒤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 수석대변인은 “기존 국회의원 중심의 선대위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에 공감하고 앞으로 외부인사 영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인재영입위원회는 청년과 여성, 중도·무당층 영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30세대 의원들과 청년 당직자들이 주축이 된 후보 직속 ‘청년플랫폼’(가칭)도 별도 인재영입단을 꾸리기로 했다.

다만 외부 수혈 방식에 대한 이견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에서 헌신한 사람들도 많은데, 외부에서 데리고 와 반짝 그때만 써먹는 건 너무 구태의연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새로 온 인사들이 실질적인 권한 없는 ‘들러리 인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선대위는 브리핑룸 운영 방안을 이날 발표하는 등 ‘지각’ 조직 정비에 나섰다. 권혁기 선대위 공보단 부단장은 통화에서 “(조직 정비 문제가) 95% 정도는 정리됐다”며 “앞으로는 일사불란한 기조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청년세대와의 만남에서 부동산 실정을 사과했다. 이 후보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권 대학언론연합회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불신받는 이유로 ‘부동산 문제’를 꼽은 뒤 “노력했다 해도 결과는 평생 벌어도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벼락거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한번 사과드린다. 정말 너무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줬다”며 “부동산 정책이 특히 사회 초년병에게 평생 집을 못 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만든 결과에는 분명히 책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수요를 통제하고 공급에 소홀했던 점이 잘못이었다고 진단했다.

이 후보는 “저는 사실 시장주의자”라며 “시장 대응을 믿고 가격통제를 별로 안 좋아한다. 주택 문제도 시장 안에서 해결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