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선대위 제대로 정비해 출발해야”…윤석열 “시간 더 필요”

심진용·유설희 기자

담판 결론 못 내…김 전 위원장 영입 실패 땐 ‘플랜B’ 관측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담판 회동으로 마주 앉았다.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이 파국 일보 직전에서 막판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윤 후보와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와 특별한 이견이 생긴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전에 제대로 (선대위를) 정비해서 출발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총괄선대위원장직 수락 여부에 대해서는 “확정적인 이야기를 안 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이) ‘시간을 더 갖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1시간30분가량 만찬했다. 윤 후보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김 전 위원장이 전날 “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며 선대위 합류를 사실상 거절하는 등 두 사람 사이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는 양상이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이날 오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이 오전 김 전 위원장의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을 찾았다. 이 전 원장은 윤 후보의 절친인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친이다. 권 사무총장이 김 전 위원장과 면담했고, 오후에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그를 찾았다.

권 사무총장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역할을 해달라는 후보의 말씀을 전달했다”면서 “(김 전 위원장 뜻은) 생각을 조금 더 해보시겠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선대위 합류) 고민을 안 한다는데 왜 계속 물어보느냐”고 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사이 진통의 중심에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위원장 인선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윤 후보가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중대한 상황 변화가 있을 때만 (두 사람 갈등 봉합이) 가능한데, 윤 후보가 김병준 위원장 영입에 대해 철회 의사를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바깥의 새시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사례를 언급하며 “김병준 위원장도 그런 형태의 조직으로 정리가 된다면 김 전 위원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회동으로 협상의 문은 다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 역할 조정 문제가 최종 타결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직책 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김 위원장 역할을 조정하고, ‘김종인 원톱’ 체제를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조율될 가능성도 있다. 권 사무총장도 “(김병준 위원장 인선은) 최고위에서 통과가 됐기 때문에 번복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선대위 일부 인선을 먼저 발표할 예정이다. 윤 후보는 만찬 후 기자들에게 “어차피 예정된 것이니 내일(25일) 최고위에서 총괄본부장들은 발표해야 할 것 같다는 말씀을 (김 전 위원장에게) 드렸다”고 말했다.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총괄본부장, 대변인단, 공보 쪽은 발표해야 될 것 같다”며 “추가 인선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홍보미디어본부장을 겸하고,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정책총괄본부장, 권 사무총장이 당무지원본부장을 맡는 등의 인선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김 전 위원장 영입 실패에 대비한 ‘플랜B’ 준비에도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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