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당대표는 후보 부하 아냐…‘윤핵관’ 놔두면 선거 필패”

심진용·유설희·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갈등 장기화 위기감

이준석 “난 거부할 당무 없다”

윤석열 “복귀 압박 생각 없다”

의총 ‘자중자애·수습’ 목소리

윤 만난 원로들도 “안고 가라”

윤석열, 이준석

윤석열, 이준석

잠행 3일째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그 측근 그룹인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두고 작심 발언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윤핵관 행태에 대해 “익명으로 장난치고 후보 권위를 빌려 호가호위하는 것”이라며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잠행 전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 ‘^_^p’의 의미를 두고 “p는 백기의 의미다.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뜻)”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저녁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당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으로 관리하던 게 관례였다면 그걸 깨는 것부터가 후보의 신선함의 시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익명으로 자신을 비판한 윤핵관을 두고 “(저보고)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고 이런 식으로 깎아내리려는 사람들, 그런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후보 주변에 있다는 건 선거 필패를 의미한다”며 “본인은 숨어서 장난치고 호가호위하는 건데, 저는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했다.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선 ‘당무 거부’ 논란에 대해 “후보 선출 이후 저는 당무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쥔 이후 애초에 거부할 당무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는 “윤 후보가 어떤 걸 상의한 적도 없기 때문에 이견은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도 ‘윤핵관’ 논란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핵심 관계자발로 언급되는 모욕적 발언들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며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인사는 반드시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선대위 내 역할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할 뜻을 비쳤다.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실 생각이 없는 것으로 마음을 굳건하게 다지셨으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선대위에선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으로서) 제 영역 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서울 중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간담회 후 “(이 대표 복귀를) 무리하게 압박할 생각은 없었다”며 “본인도 어느 정도 리프레시(재충전)를 했으면”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몇몇 강경파들이 ‘이 대표 없이 가도 상관없다’ 식의 얘기를 후보에게 전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에선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오는 6일 선대위가 공식 출범하기 전까지는 사태가 수습돼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상임고문들과 오찬을 했다. 비공개 회동에선 윤 후보가 이 대표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총회에서는 이명수 의원 등이 빠른 갈등 수습을 언급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두 사람 모두의 책임을 묻는 비판 여론도 비등하고 있다.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 입장에서 압박이라 느낄 만한 상황이 계속되지 않았느냐”면서 “후보 주변 몇몇이 독주한다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다른 의원은 “으레 샅바싸움이라고 하지만 과도해지면 본인(이 대표)이 넘어질 수 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상임고문들과의 오찬장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뜻밖에 조우했다. 윤 후보가 온 식당에 김 전 위원장도 개인 약속으로 와 있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식사하던 방으로 찾아가 인사하고, 1분쯤 대화한 후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친구하고 점심 약속을 왔는데, 우연히 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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