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장모·부인 그리고 본인의 입…사면초가 놓인 윤석열

당대표와 갈등으로 국민의힘 내홍 커지며 ‘리더십 리스크’

가족 유죄 판결, 잇단 말실수까지…동시다발 위기로 ‘곤혹’

광주 찾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3일 광주시 북구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집적단지 내 AI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를 방문한 뒤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동시다발로 터진 ‘본·부·장·당(본인·부인·장모·당내 갈등)’ 리스크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이준석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사퇴한 후 당 내홍은 커지고 있다. 윤 후보 자신의 발언 실수, 배우자 김건희씨 허위 이력 기재 의혹, 장모 최모씨의 유죄 판결이 겹치면서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선대위 이탈로 다시 한번 당내 갈등 리스크에 노출됐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23일 이 대표 없이 회의를 진행했다.더구나 이 대표는 선대위의 현 6본부장 체제 해체를 주장하며 외곽에서 선대위를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는 “김 위원장에게 후보가 전권을 제대로 실어줬다면 당장 (현 선대위 체제를) 해체했겠죠”라고 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건 이준석의 의견”이라며 “현시점에 총괄본부장들의 사표를 받아 새롭게 선대위를 구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실효를 거둘 조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 내홍은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대표는 선대위를 그만뒀지만 당내 중진, 심지어 원외 청년최고위원까지 여러 이야기가 분출되는데 전부 자제할 때”라고 말했다. 앞서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임승호 당 대변인은 지난 21일 새시대준비위원회에 영입된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을 비판했고, 김용태 최고위원은 전날 “지금은 전쟁 중이다. 전쟁 중 항명은 즉결처분”이라며 조수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당 상황은 윤 후보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후보 본인이 연일 말실수를 이어가고 있다. 선대위는 이날 윤 후보의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더러 왜 개인에게 자유가 필요한지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전날 발언을 수습하는 데 힘을 쏟았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회의에서 “후보나 선대위가 실수하면 절대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며 “후보가 실수하지 않기 위해 보좌하는 분들이 세심하게 주의를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또 말실수한 것 같은데”라면서도 “가난한 사람이 자유를 모른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홍준표 의원은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 ‘청년의꿈’ 게시판에 윤 후보의 해당 발언 논란을 두고 “나도 모르겠다 이제”라고 댓글을 달았다.

가족 논란도 발목을 잡고 있다. 윤 후보 장모 최모씨는 이날 의정부지법에서 사문서 위조 등으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앞서 지난 7월에도 요양급여 부정수급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부인 김건희씨 허위 이력 기재 의혹은 계속 추가되고 있고, 대응을 두고 당 내부에선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김씨의 직접 사과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지만 선대위 차원에서 명확한 정리가 되지 않고 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윤 후보 지지도가) 정권교체 지지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도 문제였는데, 이제는 지지율 자체도 역전되는 상황”이라며 “처가 쪽과는 분리하고, 당내 갈등은 김 위원장에게 일임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