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크로스’ 고비에 ‘사면 후폭풍’ 맞은 이재명과 여권···연말·연초 전략은 ‘차별화·원팀 강화’

박홍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국민반상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국민반상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의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특별사면이 예상치 못한 악재로 불거지면서다. 이 후보로선 골든크로스의 발판인 ‘연말·연초’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거센 사면 비판 여론을 진정시키고 현 정권과의 차별화 및 중도확장 전략의 계기로 삼는 한편, 이 후보를 중심으로 한 ‘원팀’ 전략은 강화하는 식이다. 하지만 ‘촛불집회’로 태어난 문재인 정부가 공약을 뒤집고 이 후보까지 ‘패싱’하며 사면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권에 닥치는 역풍은 ‘내년 1월 골든크로스’ 목표 달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씨 사면이 돌출하자 여권 내부에선 호재보다는 악재에 가깝다는 평가가 터져나왔다.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중도층까지 민심 이반이 심상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다수였다. 공정·정의에 대한 열망으로써 힘을 모아 세운 문재인 정부가 박탈감을 줬다는 비판이 크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이 이 후보와 민주당에 알리지 않고 사면을 단행한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이 이 후보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는 해석도 나오지만 정작 사면의 후폭풍은 이 후보와 민주당으로 고스란히 불어닥치고 있다. 특히 사면을 반대해오던 이 후보가 사면 직후엔 “대통령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실상 입장을 선회한 것을 놓고서도 비난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26일 통화에서 “야권의 분열을 일으켜 반사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린 여권에 대한 비판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선대위 내부에서는 대선 전략 수정이 일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차별화와 원팀 전략 모두 더욱 강화하는 것밖에 답이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핵심 전략인 ‘차별화’와 ‘원팀’ 전략을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문(재인) 진영을 의식해 차별화라는 말을 대놓고 쓰는 걸 부담스러워했지만 이번 사면으로 인해 현 정권과 일정 부분 선이 그어진 만큼 이제는 ‘정권재창출’이 아닌 ‘이재명 정권의 탄생’을 더 부각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원팀 전략 역시 ‘이재명을 중심으로 한 원팀’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갈등관계를 봉합한 이낙연 전 대표와의 공동 대응이 연말부터 본격화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여전히 간극이 있는 친문 진영에 대해선 이해찬 전 대표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을 통한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대장동 의혹과 이 후보 아들의 불법도박·성매매 의혹 등이 가려진 부분에 대해선 안도하는 기류도 읽힌다.

이 후보는 이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 사면 비판 여론과 관련해 “저한테도 사실 탈당한다는 문자 메시지가 온다. 실망스럽다는 분들이 있는데 거기에 (저도) 답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면 논의 ‘패싱’ 논란에 대해선 “후폭풍이나 갈등 요소를 대통령 혼자 짊어지겠다고 생각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박씨의) 건강을 많이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씨 사면이 대선에 끼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며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회하거나 되돌리려 노력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좋은 측면을 찾아내고 나쁜 측면은 조정하고 기회 국면으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면의 후폭풍은 연말·연초 2주간의 여론조사 동향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사면에 대한 여론이 어느 정도로,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따라 ‘1월 골든크로스’의 향방이 가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의 우려는 식지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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