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시계가 멈췄다…후보 검증의 시간도 멈췄다

심진용 기자

제1야당 선대위 ‘폭풍전야’

<b>반성 뒤엔 반등 뒤따를까</b>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위한 고심에 들어간 가운데 4일 국회 앞에 ‘깊이 반성합니다’라고 적힌 국민의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반성 뒤엔 반등 뒤따를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을 위한 고심에 들어간 가운데 4일 국회 앞에 ‘깊이 반성합니다’라고 적힌 국민의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당 공식 유튜브에 영상 한 편 안 올리고 지도부도 ‘침묵’
김종인 “후보가 최종 결심을 안 한 듯”…윤에게 공 넘겨
대선 두 달 앞두고 대담 취소, 정책공약 발표 줄줄이 밀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시계가 4일 멈춰섰다. 대선 후보는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선대위 전면 개편을 공언했던 총괄선대위원장은 더 이상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이들의 이날 일정은 공식 일정이 없다는 ‘통상업무’로 공지됐다. 매일 당 소식을 전하던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는 이날 한 편의 영상도 올라오지 않았다. 대선을 64일 앞둔 제1야당 선대위의 이상한 하루였다.

윤석열 후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칩거하며 숙고를 이어갔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개인 사무실에서 임태희 선대위 총괄상황실장 등 일부 측근들과 회의하고 오후 들어 1시간가량 서울 여의도 당사에 머물다 떠났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예고했던 선대위 개편에 대해 “후보가 최종 결심을 안 한 모양”이라고 윤 후보에게 공을 넘겼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 사이 갈등설이 하루 내내 이어졌다.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선대위에서 배제하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김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당 지도부는 진공 상태에 가까웠다. 통상 매주 화요일 열리던 원내대책회의는 이날 열리지 않았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전날 사퇴를 표명했다. 갈등의 또 다른 한 축인 이준석 대표도 예정됐던 경제계 신년인사회 참석 외에 다른 일정을 넣지 않았다.

선대위를 둘러싼 갈등으로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의 움직임이 멈춰선 것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일 이른바 ‘울산 회동’ 당시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만남을 위해 다른 일정 없이 울산으로 내려갔다. 김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한발 먼저 울산으로 향했다. 잠행을 이어가던 이 대표는 회동 후에야 여의도로 복귀했고, 김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도 이때서야 비로소 결정됐다.

그리고 불과 한 달 만에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 선대위 개편이 현안으로 떠오른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지만, 대선을 두 달여 남긴 시점에서 후보 검증의 시간이 의미 없이 소모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계획됐던 서민금융살리기 정책공약 발표는 윤 후보의 일정이 잠정 중단되면서 언제 일정이 다시 잡힐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뒤이은 공약 발표 역시 줄줄이 밀려 있는 상태다. 앞서 윤 후보 측은 일정 중단으로 이날 예정됐던 KBS <뉴스9>의 대선 후보 릴레이 심층대담 출연을 전날 취소했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 이 대표 등이 긴장 속에 대치를 이어간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기감 속에 분주히 움직였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재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고, 재선 의원들도 전날에 이어 이날 다시 모였다. 초선 의원들은 5일 오전 모임을 예정하고 있다. 송석준 의원 등 11명은 현 상황 논의와 함께 이 대표의 입장을 듣겠다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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