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하는사람 기본법·주 4.5일제 추진” 노동공약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혁신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 기존 노동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 26일 밝혔다.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사각지대를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하는 한편 취약 노동자를 위한 ‘초기업 교섭’의 활성화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부천시 근로자종합복지관을 찾아 “노동자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하고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권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도록 하겠다”라며 노동부문 공약을 발표했다. 먼저 ‘일하는 사람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을 약속했다. 현행 근로기준법 테두리 밖에 있는 특수고용·플랫폼노동·프리랜서 등을 보호하는 기본법을 제정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노동관계법의 사각지대를 단계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상시·지속업무에는 정규직 고용 원칙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결된 업무는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원칙을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차별을 막기 위한 공정임금위원회 설치, 표준임금체계 도입, 적정임금제도 도입 등도 제안했다. 특히 간접고용 비정규직의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원청과 하청에서 발생하는 일명 ‘단가 후려치기’를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산업재해 방지를 위해 원·하청 통합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설치 의무화를 약속했다. 그는 “위험에 대한, 재해에 대한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기지 못하게 하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산재 사고를 사전 예방하는 취지의 노동안전보건청 설립과 재해 위험이 높은 자영업자들까지 포괄하는 전국민 산재보험 추진도 제안했다.

노동조합 참여 확대도 공언했다. 이 후보는 한국의 낮은 노조 조직률을 지적하며 “비정규직과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조차 봉쇄된 상황”이라고 했다. 근로자대표 제도를 개편해 비정규직 대표의 참여를 보장하고, 지역밀착형 노동권익지원센터 확대, 한국형 노동회의소 설립 등을 제시했다. 그는 “플랫폼, 프리랜서, 특수고용직과 같은 불안정 취약노동자를 위해 초기업 교섭 활성화와 단체협약 효력확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포괄임금 근로계약의 최소화 등을 통한 실질 노동시간 단축,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대화 시작, 대전환을 선도하는 일자리 정책의 수립 등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노동자의 아픔과 불공정하고 부조리한 노동 현실을 뼈저리게 느껴온 저 이재명이 사람을 위한 노동, 공정한 노동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이날 고양·광명·부천·파주·양주 지역을 순차적으로 방문하며 경기도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4일차 일정을 이어갔다. 그는 각 도시를 찾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F 노선 신설 추진, 광명·시흥 3기 신도시 전기차 집적단지 조성 검토, 경인 전철 지하화 방안 마련, GTX-C 노선 조기 완공 등의 지역 숙원사업들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