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와 ‘여론조사로 단일화’에 철저히 선 긋는 국민의힘

박순봉 기자

확장력 한계 노출 등 부작용에 패배 땐 ‘후보직 양보’ 위험도

윤석열 “안 후보와 결정” 언급…후보 간 담판·흡수 통합 뜻

선거대책 논의 나선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거대책 논의 나선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서 여론조사 방식은 원천 배제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단일화 필요성 자체에 대해선 상반된 의견이 공존하지만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가 여러 측면에서 윤 후보에게 손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만큼 안 후보를 ‘흡수통합’하는 것이 리스크 없는 안전한 길이라고 본다. 여론조사 결과로 단일화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패배하면 후보직을 넘겨줘야 하는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윤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단일화는 안 후보와의 담판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10분 안에도, 커피 한잔 마시면서도 끝낼 수 있는 것”(9일 중앙일보), “단일화를 한다면, 안 후보와 나 사이에서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7일 한국일보)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단일화 반대론자인 이준석 대표는 지난 8일 KBS 라디오에서 “안 후보가 놓인 처지나 이런 것을 봤을 때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는 가당치 않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7~8일 조사해 전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다자 대결에선 윤 후보 4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6.9%, 안 후보 10.0% 순이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윤 후보 대 이 후보는 44.8% 대 39.5%, 안 후보 대 이 후보는 45.6% 대 35.9%로 조사됐다. 다자 대결에선 4배의 지지율 차이를 보이지만, 야권 단일 후보로서 안 후보 경쟁력은 윤 후보보다 앞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권 후보는 ‘막대기’만 세워도 정권교체 여론이 높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는 ‘막대기론’은 윤 후보에겐 부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론조사 방식을 거쳤을 때 최악의 경우 윤 후보가 패배해 후보 자리를 넘겨주는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다. 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양자 간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안 후보를 반드시 이긴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패배하지 않더라도 지지율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 후보 자체의 경쟁력이나 중도층 확장 능력에선 한계를 보여주는 셈이 된다.

양자로 치러지는 여론조사는 안 후보에게 유리한 구도가 될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윤 후보와 안 후보 간 양자 여론조사를 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역선택을 해서 안 후보를 지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대결에서 안 후보에게 압도적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면 지분 배분의 문제도 까다로워진다.

윤 후보가 가까스로 승리할 경우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더 많은 지분을 요구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다. 윤 후보 집권 시 내각 구성과 지방선거 공천권을 두고 힘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지난한 협상 과정을 거치게 되면 갈등 노출과 나눠먹기 비판이라는 새로운 리스크에도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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