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수도권 선거승리 위해 제 몸 던지겠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다음달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 선거에서 경기 성남 분당갑에 출사표를 던졌다. 안 위원장은 6일 “(당 안팎의) 출마 요청을 받은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승리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분당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것으로, 지방선거 승리와 함께 합당 후 안정적인 정치적 기반을 확보하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경기도 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가 열린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해야지만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가 국정운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고 개혁을 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밤 SBS <8시 뉴스>에 출연해서도 ‘보궐선거 확실히 나가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럼요”라면서 “분당갑이다”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출마 선언을 한 배경에 당 안팎의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김은혜 후보께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오면서 경기도뿐 아니라 수도권 승리를 위해 저에게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진정 어린 요청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공식 출마 선언은 뒤로 미뤘다. 안 위원장은 “인수위 해단식이 끝나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정리된 생각들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분당갑 연고를 묻는 질문에는 자신이 창업한 기업인 ‘안랩’과의 연관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분당갑에서 가장 먼저 사옥을 지은 것이 안랩”이라며 “처음엔 허허벌판에 안랩 사옥이 있었는데 지금 한국의 실리콘 밸리가 됐다. 거기에 제가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분당갑 출마를 사실상 선언하면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이 각축을 벌이는 장으로 더욱 무게감을 더할 전망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도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인천 계양을에 전략공천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곧장 신경전에 들어갔다. 안 위원장은 민주당의 이 전 지사 공천에 대해 “자신과 연고있는 곳에 출마하는 게 정치인으로 상식이자 도리”라며 “(이 전 지사는) 당연히 분당갑 내지는 경기도쪽에서 출마를 하는 것이 정도”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이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이후 당권에 대한 고민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량급 정치인으로서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당내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안 위원장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이제 합당이 된 당으로 복귀를 하는 입장 아닌가”라며 “복귀하는 당에서 첫 번째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해야 더 당에 도움이 되는가를 고민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궐선거 당선을 통한 원내 진입은 안 위원장이 그리고 있는 당권-대권 도전 구상의 첫단추이기도 하다.

다만 분당갑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곳이다. 안 위원장은 서울 노원병에서 19·20대 의원을 지냈다. 안 위원장도 자신의 정치적 재기를 위해 보궐 선거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안철수 보궐 출마에 앞서 책임정치 훼손에 대한 사과와 해명부터 내놔야 한다’는 논평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귀책 사유와 책임을 따지며 무공천을 말하기 전에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기 바란다”며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면 이거야말로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의 출마 선언에 따라 당의 공천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공천 방식으로는 안 위원장의 정치적 무게감을 고려해 전략공천(단수공천)을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출마선언을 하고 나면 당에서 경쟁력을 판단한다”며 “안 대표는 다른 공천자들과 마찬가지로 단수공천과 경선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난 3일 보궐선거 접수를 마쳤다는 점에서 당내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통화에서 “후보 등록이 끝나 어떤 식으로 공천 신청을 할지 모르겠다”며 “확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