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총리, '윤종원 인선' 공방전

조미덥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왼쪽).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의장실로 향하고 있다(왼쪽). 한덕수 국무총리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민의힘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27일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의 국무조정실장 인선과 관련한 공방을 이어갔다. 당·정 갈등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한 듯 직접적인 비판과 옹호는 삼갔지만 완곡한 표현으로 자신의 뜻을 고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강원도 원주문화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행장의 임명 강행 가능성에 대해 “당의 입장을 충분히 대통령과 국무총리에게 전달했기 때문에 두 분이 숙의 끝에 현명한 결정을 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윤 행장이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냈던 경력을 언급하며 강하게 반대 의사를 피력했던 지난 이틀(25·26일)에 비해 공격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당내 반대 여론을 등에 업고 윤 대통령과 한 총리를 압박하는 입장을 취했다. 대통령실의 임명 강행 분위기에 권 원내대표가 한발 물러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윤 행장 인선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을 수용·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며 “차관급 이상 공무원은 자신의 철학과 소신이 맞는 정부에서 일해야 한다”고 당내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전날에는 당 회의석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경제 정책을 주도하거나 비호한 사람이 새 정부 국무조정실장을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 “아무런 소신과 원칙 없이 문 정권 5년 내내 호의호식했던 사람이 새 정부 중요 자리에 간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그런 연락들이 많이 오고 있다”고 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행장의 국무조정실장 발탁을 여당이 반대하는 상황에 대해 “지금 단계는 (인사) 검증이 아직 안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실도 여당의 반대에 난감해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그건 저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여당의 압력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굽히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총리는 권 원내대표가 윤 행장 인선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지난 25일 총리실 기자단과 만나 윤 행장의 국제통화기금(IMF) 근무 이력 등 오랜 경험을 강조하면서 “검증 과정이 스무스하게(원활하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에서는 한 총리의 의지가 강해 윤 행장이 그대로 임명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무조정실장은 총리를 보좌하는 자리기 때문에 총리 의사가 확고하면 이를 꺾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윤 행장 인선과 관련된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힘의 윤 행장 인선 반대론에 대해 “대통령이 그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고, 그래서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권 내 공방에 대해 자리다툼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여권이) 본격적인 자리다툼을 시작했다”며 “총리를 인준해 달라고 할 때는 언제고, 벌써 허수아비 총리로 길들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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