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들레’ 일단 멈춤…당내 세력 갈등 수면 아래로

조미덥·조문희 기자

“의견 청취” 15일 출범 보류
장제원 의원 불참 의사 밝혀

이달 말 첫 고위 당·정·대

국민의힘 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 모임으로 논란을 빚었던 가칭 ‘민들레’(민심 들어볼래)가 출범을 보류하기로 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들레를 둘러싼 당내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차기 당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친윤그룹 세력화와 주도권 다툼은 다시 돌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들레 모임 간사를 맡은 이용호 의원은 1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들레에 대한 민심은 오해 때문에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민들레 열차는 잠시 멈추고 의견을 나눠보는 게 필요하겠다”고 적었다. 민들레가 친윤계 세력화 모임이라는 시선을 ‘오해’라고 반박하면서도 당장의 갈등 요인을 없애기 위해 오는 15일 계획된 첫 모임을 미루겠다고 한 것이다.

민들레는 윤 대통령 대선 캠프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친윤계 초·재선 의원 주축 모임이다. 장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당선인 총괄보좌역이었던 이철규 의원과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지낸 이용호 의원이 간사를 맡아 지난 9일 의원들에게 참여 공문을 돌리면서 출범 소식이 알려졌다. 국민의힘 의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임을 강조했지만, 친윤계 세력화 시도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도 출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은 11일 SNS에 “제가 의원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문제라면, 의원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민들레 불참 의사를 밝혔다. 장 의원이 권 원내대표를 우회한 친윤계 모임을 따로 만들려 한다는 지적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서 성동이 형과 갈등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민들레가 출범을 보류하면서 당내 갈등은 일단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것은 아니어서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가 혁신위원회를 띄워 공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을 친윤그룹이 견제할 수 있고, 차기 당권을 두고 친윤그룹 내 쟁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당이 주도하는 모임에 총리와 장관을 불러들이는 건 (당과 정부가) 상하관계로 설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고 불화를 양산할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누가 되는 기획은 좀 안 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KBS <일요진단>에서 “이달 말 고위 당·정·대 협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부,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는 29일쯤 열릴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권 의견을 조율해 정책 혼선을 줄인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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