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톱’ 이준석·권성동, 안철수에 ‘정점식 최고위원 양보’ 요구…전략적 연대?

정대연·조미덥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호남 당선자 축하행사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8회 동시지방선거 호남 당선자 축하행사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국민의힘 내에서 합당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안철수 의원에게 국민의당 출신이 아닌 정점식 의원의 최고위원 추천을 재고하라고 연일 압박하는 데 이어 15일에는 권성동 원내대표가 안 의원에게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두 자리 중 한 자리만 가져갈 것을 공개 요구했다. 안 의원 측은 양보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당 내 권력 재편과 맞물려 갈등이 쉽사리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이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과 정 의원 등 2명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데 대해 “정 의원까지 하게 되면 최고위원회 현원이 (현재 8명에서) 10명이 돼 (의결을 위해서는 홀수인) 11명으로 (정원을) 늘려야 한다”며 “(당헌·당규 개정을 위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양보해 김 전 위원장 한 사람만 받으면 (최고위가) 9명으로 충분히 돌아갈 수 있다”며 “최고위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을 향한 거친 언사로 문제가 된 김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서로 당이 달랐기 때문에 본인이 사과하면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수용할 테니 정 의원 추천은 철회하라고 안 의원에게 촉구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와 함께 당의 투톱인 이 대표도 보조를 맞췄다. 이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의원이 하도 국민의당 인사들도 배려가 필요하다고 해서 (최고위원 추천) 2명을 큰마음 먹고 허용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 두 분 중 한 분이 우리 당 정점식 의원이다. 정 의원을 추천한 것에 대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최고위원들이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전날 정 의원 추천을 화합 차원이라고 설명한 데 대해 이 대표는 “화합을 뭐 이렇게 하냐”고 비판했다.

안 의원 측은 지난 4월 합당 협상에서 이미 결론이 난 문제라며 “물러날 일은 없다”고 반발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당원들과 전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임의로 바꿀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이미 도장을 찍은 문서를 무슨 자격으로 고치는가”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통화에서 “권 원내대표나 안 의원으로부터 최고위원 문제와 관련해 최근 연락을 받은 바 없다”며 “(자진해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을 둘러싼 첨예한 갈등은 여당이 된 국민의힘의 권력 구도가 새롭게 형성되는 과정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윤석열계(친윤계)로 분류되는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세 기수 선배로, 같은 검찰 출신이다. 안 의원의 정 의원 추천이 친윤계 구애로 해석되는 이유다. 특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함께한 안 의원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전략적 연대설까지 제기된다. 당 혁신위원에 내정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안 의원 입장에서도 당 대표에 도전한다면 조직력이 좋은 친윤계 의원들 손을 잡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맞은 편에 친윤계 영향력을 축소해야 하는 이 대표와 친윤계 대표주자를 노리는 권 원내대표가 손을 잡은 모양새다. 권 원내대표는 정 의원을 고리로 이 대표와 연대한다는 해석에 “사안에 따라서 제 주장을 하는 것이지 누구와 연대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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