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투성이’ 국민의힘 혁신위 내주 출범…엇갈리는 기대와 전망

조문희·정대연·유설희 기자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강한 여성의 삶을 다시 생각하다’ 낙태법 개정안 입법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건강한 여성의 삶을 다시 생각하다’ 낙태법 개정안 입법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흠집을 안고 다음주 출범한다. 혁신위는 이준석 대표가 공천 룰 개혁 등을 목표로 추진했으나 위원 구성 단계부터 “이준석 사조직”이란 비판에 휩싸였다. 시기 상조라는 우려와 지금이 적기라는 옹호가 엇갈린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16일 통화에서 혁신위원 인선에 대해 “윤곽은 잡혀있다”며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혁신위는 최 위원장 포함 15명 위원으로 구성될 예정인데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추천한 위원 7명은 확정됐다. 최 위원장은 자신의 추천 몫인 나머지 7명에게 위원직을 요청하고 일부 인사의 수락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혁신위는 인원 구성부터 진통을 겪었다. 배현진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가 이 대표 자기정치를 위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어느 국회의원이 참여하겠다고 나서겠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배 최고위원이 처음 추천한 정희용 의원은 위원직을 고사했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서도 “여기 있는 어느 누구도 자기정치를 위한 어떤 의도를 혁신위에 담지 않겠다”며 이 대표를 간접 겨냥했다.

최고위원 추천 혁신위원 구성이 완료되면서 사조직 논란은 일단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혁신위원 중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인사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정도에 그쳤다. 다만 수면 아래에서는 혁신위를 향한 의심과 불만이 여전하다. 당내 주도권 싸움의 대리전 장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친윤석열계, 친이준석계, 친최재형계 인사 간의 갈등이다. 배 최고위원이 혁신위원으로 추천한 김민수 전 경기 성남분당을 당협위원장은 이 대표와 가까운 정미경 최고위원과 분당을 당협을 놓고 대립했던 인물이다. 혁신위원으로 내정된 김미애 의원, 김종혁 전 중앙일보 편집국장은 최 위원장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된다.

권 원내대표는 공천 제도 등 혁신위가 다룰 의제를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어떤 방향으로 혁신을 할 것인지, 어떤 내용으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혁신위에서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해야 될 것”이라며 “공천 룰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분을 우선순위로 할 것인지 다시 혁신위 내부에서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했다. 혁신위 출범 초기 의제 결정부터 힘겨루기가 벌어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 위원장 인선과 공천 룰을 다루는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의원은 “최 위원장 자신이 (3·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전략 공천된 사람”이라며 “당내 문제를 제일 모르는 사람인데 어떻게 혁신을 하나”라고 말했다. 모 재선 의원은 “혁신은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은 민생 문제처럼 공천보다 중요한 일이 많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당내 정치적 계산에 따른 논란은 혁신위가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통화에서 “공천은 전체적인 당 개혁의 일부로 포함될 수 있는 것이지, 공천 제도를 손보기 위해서 혁신위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천에만 초점에 맞춰 말이 나오는 것은 의원들이 거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 3선 의원은 “이 대표는 자기 사람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사조직 우려를 일축했다.

지금이 혁신위 출범 적기라는 반론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우리 정치의 나쁜 관행 중 하나가 막판에 룰을 만드는 것”이라며 “미리 룰을 만들어 놓으면 현역 의원들도 미리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