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네 탓 공방…국민의힘 "외상값 못 갚겠다 배짱" VS 민주 "부도수표 내밀고 외상값 운운"

김윤나영·조문희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23일 한 달 가까이 공전하는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넘기기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외상값”에 비유했고, 민주당은 “부도수표 내밀고 외상값 운운한다”고 맞받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에서 “원 구성 지연 책임은 민주당이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데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해 법사위원장을 1년 뒤 내놓는 조건으로 국회법 개정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법사위 계류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축소하고 심사범위도 엄격히 제한하고 60일 이후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도록 개정에 협조했다”며 “그런데 민주당은 어음 만기일에 부도를 냈다, 외상값을 못 갚겠다고 배짱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으로부터 넘겨받기로 한 법사위원장 몫을 ‘외상값’과 ‘어음’에 비유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선 “어제(22일) 3선 이상 중진들이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제시한 여러 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줬다”며 “자신감을 갖고 원칙에 입각해 협상하겠다”고 말했다. 협상에서 강경 노선을 취해도 정치적 부담이 없도록 내부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결단코 법사위원장직은 우리가 차지해야 되겠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권 원내대표를 겨냥해 “함께 마라톤 뛰자더니 제자리 뛰기 하다가 혼자 차에 올라타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권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마라톤 원구성 협상을 제안해놓고 정작 합의 도출에 비협조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권 원내대표는 국회의장과 여야가 국민 앞에서 약속한 검찰정상화 합의를 부도냈던 장본인”이라며 “부도수표를 내밀어놓고 외상값 운운하는 것이 민망하다”고 했다.

앞서 양당은 지난해 7월 법사위 권한을 축소하는 조건으로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합의했다. 법사위가 상원처럼 기능할 수 없도록 체계자구 심사권을 축소하고, 법사위 내 법안 계류기간을 120일에서 6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이었다. 법사위 법안 계류기간은 여야 합의대로 축소됐으나, 체계자구 심사권은 축소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체계자구 심사권 축소라는 나머지 약속도 지켜야 법사위원장을 넘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비공개 협상 내용에 대한 진실 공방도 벌였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수석 간 협상에서 느닷없이 ‘서해 피살 공무원 특별위원회’를 (원 구성) 조건으로 내밀었다”며 “권 원내대표는 어제 급기야 민주당이 이재명을 살리기 위해 소 취하를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민주당이) 계속 원 구성과 관계 없는 조건을 붙인다”면서 “우리가 이재명 후보에게 대선 과정에서 고소·고발을 취하하라는데, 이재명 살리기를 위한 정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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