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1%p 인하 말 바뀐 여당···12월말로 가는 예산안

조미덥 기자    김윤나영 기자

국민의힘 “법인세 1%P 인하 턱없이 부족”

중재안 사실상 수용 거부···예산안 이달 말로

야당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가이드라인” 비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내년도 예산안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실상 수용 거부하면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12월 말로 미뤄지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16일도 김 의장 주재로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빈손으로 헤어졌다. 법인세를 1%포인트 내리는 안이라도 수용할 듯했던 국민의힘이 같은 내용의 김 의장 중재안엔 반대했다. 야당에선 “대통령의 독불장군식 가이드라인”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 상황에 비춰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을 좋은 게 좋다고 합의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해외 직접투자 전쟁이 붙은 상황에서 법인세 1%포인트 내리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4%로 1%포인트 낮추자는 김 의장의 마지막 중재안에 대해 전날에 이어 재차 수용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 의장 중재안 중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예산을 더불어민주당 요구대로 삭감하되 예비비에서 쓸 수 있게 하자는 내용도 “국가기관을 국회 예산이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해당 조직에 대한) 위법 낙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마지막날인 지난 9일 협상 결렬 후 기자들과 만나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못낮추면 23%나 24%는 안되냐고 했는데 민주당이 전부 받을 수 없다고 했다”고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24%로 인하 의견을 반영해 김 의장이 만든 중재안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김 의장이 이날 회동에서 “서운하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양심이 있어야지”라고 언성을 높인 데에는 이러한 속사정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에선 대통령실이 김 의장의 중재안에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여당도 강경한 입장을 내놓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나 공개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고, 경찰국과 인사정보관리단은 정부 출범 후 새롭게 만든 핵심 조직이라 예산 삭감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당 일각에선 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여당이 계속 양보할 수 없다며 벼랑 끝 전술로 나서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

이런 기류 속에서 주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김 의장 주재로 예산안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50분 만에 끝났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개입을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이 더 이상 독불장군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말고 국회와 여야의 판단을 온전히 존중해주면 좋겠다”며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는 것은 여당인 국민의힘의 몫”이라고 여당의 중재안 수용을 압박했다.

여당에선 법인세 최고세율을 2% 낮추는 선에서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로 반반씩 양보해 2% 에서 좁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의장이 제시한 최종 중재안보다 더 이상 양보할 것이 없는 민주당에 만약 추가로 조건을 내건다면 예산안 합의 처리를 의도적으로 막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더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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