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판 아냐” “총선 전초전”…국민의힘·민주당, 강서구청장 선거 ‘다른 셈법’

김윤나영 기자

총력 지원하던 여, 패배 땐 책임론 부담…‘졌잘싸’ 명분 구축
야는 총력전…승리 땐 정권 심판론·이재명 체제 총선에 탄력
강서구 60만원 월세 든 김 후보, 분당·성수동에 10억 아파트

“총선판 아냐” “총선 전초전”…국민의힘·민주당, 강서구청장 선거 ‘다른 셈법’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4일 여야는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힘은 지도부가 총력 지원하던 기존 태세에서 한발 물러서 선거 의미를 축소하려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력을 총동원해 이번 선거를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키우려 하고 있다. 여당은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야당은 ‘정권 심판’ 명분을 각각 구축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하지 않았다. 전날만 해도 “강서구청장 선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며 국회 기자간담회까지 취소하고 유세했다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김 대표는 추석연휴 기간 6차례 지원 유세를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가 수도권과 총선 민심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윤희석 대변인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강서구가 아니고 강남구에서 보궐선거가 있다고 생각해 보라. 만약 국민의힘이 이겼다면 그것을 수도권 민심, 총선 민심으로 받아들이겠나”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총선 전초전으로 선거의 판을 키우려 하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진교훈 후보(왼쪽 사진)선거사무소에서 “이번 선거는 강서구에 국한된 선거가 아니라 퇴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며 “윤석열 정부 심판의 민심도 강서에 결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보궐선거를 초래한 김태우 후보(오른쪽)를 사면 복권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도 거론했다.

두 정당의 상반된 태도에는 이번 선거에 대한 전망이 각각 반영됐다.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이기기 쉽지 않다고 본다. 김 후보 귀책으로 생긴 보궐선거에 김 후보를 다시 출마시킨 터라 명분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김 후보가 지난달 28일 “(보궐선거 비용) 40억원은 애교로 봐달라”는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인 것도 악재다. 김 후보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각각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보유하고도 정작 강서구에서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번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뒤늦게 ‘졌지만 잘 싸웠다’는 명분 축적에 나섰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기면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일 수 있다고 여긴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명 대표에게는 자신의 거취 논란을 잠재울 명분이 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긴다면 ‘사법 리스크가 있는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냐’는 당내 불안감도 한동안 잠잠해질 수 있다.

단식 후유증으로 입원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자랑스러운 동지 여러분의 애국심과 애당심을 믿습니다”라는 말을 하는 짧은 영상을 올렸다. 이 대표가 이번 주말 당무에 복귀해 진 후보를 본격적으로 지원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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