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총선 참패 후폭풍 속으로…윤 대통령 “국민 뜻 받들어 국정쇄신”

조미덥 기자

국무총리·수석급 이상 대통령실 참모 일괄 사표

집권 2주년 맞춰 대대적 인적 쇄신 예상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부족, 사과” 사퇴

22대 국회 전 당대표 뽑는 전당대회 개최 예상

4·10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75석의 거대 야당이 됐다. 국민의힘은 개헌·탄핵 저지선(100석)을 겨우 넘은 108석에 그쳤다.

11일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은 지역구 254곳 중 161곳에서 승리했다.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122석 중 102석을 가져왔다.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비례대표 46석 중 14석을 얻었다. 국민의힘은 지역구에서 90석에 그쳤다. 영남과 강원 지역 쏠림은 더 심해졌다.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비례대표 18석을 얻었다. 108석은 집권여당이 총선에서 받은 성적으로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다.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에서 12석을 확보했다. 개혁신당은 3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지역구 1석씩을 얻었다. 범야권이 192석을 기록한 것이다. 녹색정의당은 1석도 얻지 못하고 원외정당이 됐다.

여권은 총선 참패의 후폭풍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등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모두 사의를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민심의 거센 회초리에 여권은 일제히 몸을 낮췄다. 이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총선 결과나 원인에 대해서도 저희들이 되돌아보는 시간이 곧 있을 것이다. 다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야당과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기자 질문에는 “그렇게 해석하면 (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총선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민의 기대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총선 참패 분위기를 일신하기 위해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인사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그는 “민심은 언제나 옳다. 부족했던 당을 대표해 국민들께 사과한다”며 “저부터 깊이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사무총장, 박정하 수석대변인 등 국민의힘 주요 당직자들의 사퇴도 이어졌다.

여당은 비대위원장이 궐위 상태가 되면서 22대 국회 개원 전에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특별한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한 약속은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권에서는 “가장 먼저 변해야 하는 사람은 대통령”(한 초선 의원)이라는 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이 민심 이반을 일으켰던 불통의 리더십을 먼저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여·야 영수회담을 하는 등 윤 대통령이 야당과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위대한 승리”라며 “민생의 고통을 덜고 국가적 위기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선인들을 향해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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