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회의 대신 ‘아버지의 길’ 좇는 박 대통령

아디스아바바 | 이용욱 기자

선친 때 수교 맺은 아프리카 3국 순방…안일한 외교 비판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첫 행선지인 에티오피아에서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청와대는 아프리카 방문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공략”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를 외면하고 아프리카 순방을 택한 것을 두고 외교 상황에 대한 인식이 지나치게 안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b>공항 영접 나온 에티오피아 총리</b>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이야기하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공항 영접 나온 에티오피아 총리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첫 방문국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레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총리와 이야기하며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 대통령은 이날 하일레 마리암 데살렌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교역 및 투자, 인프라 건설, 과학기술 협력, 개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북한 핵실험이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충실한 안보리 결의 이행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양국이 노력하기로 했다. 유엔평화유지활동(PKO) 협력 심화 방안도 논의했다.

청와대는 양국이 경제분야에서 36건 등 총 40건의 양해각서(MOU) 체결했음을 강조하면서 이번 순방에서도 ‘경제 성과’를 내세우고 있다. 특히 수도 아디스아바바 부근에 100만㎡ 규모의 한국섬유단지 조성을 추진해 대미·대EU 섬유수출의 전진기지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회고적 여행’의 성격이 강하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우간다·케냐 등 아프리카 순방 3개국은 박 대통령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 수교가 이뤄졌다. 박 대통령은 3개국에서 새마을운동 확산도 기대한다. 이번 순방이 ‘아버지의 길쫓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날 시작된 G7 정상회의에 옵서버 초청을 받았음에도 아프리카 순방을 택한 것은 사안의 경중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 상반기 다자외교의 핵심 무대인 G7 정상회의에선 북한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최고 수위로 규탄하는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이 회의에 불참한 것은 아버지의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해 한국 외교가 상당한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와대는 “이번 아프리카 순방은 일찌감치 정해진 일정이어서 G7 정상회의 참석은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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