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의견 등 인권기구 권고·원칙 고려 안 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만난 두브라브카 시모노비치 유엔 여성대상범죄 특별보고관이 “(한국과 일본) 양국의 (위안부 문제 관련 합의) 발표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인권기구의 권고와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90)는 1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시모노비치 특별보고관과 면담을 갖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며 유엔의 협조를 요청했다.
김 할머니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보상보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인데 아직 일본은 민간에서 한 일이며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시민들이 정부에서 이유 없이 돈을 받아 재단을 만들려는 데 대해 반대하며 할머니들과 손잡고 시민들이 세우는 재단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며 “피해자들과 상의도 없이 (위안부 문제가) 타결됐다고 한 것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시모노비치 특별보고관은 “피해자 중심의 접근이 중요한데 한·일 양국 합의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양국의 발표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인권기구 권고와 원칙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할머니들을 지지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관계자들은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7일 열리는 제32차 유엔 인권이사회 총회 기간에 맞춰 제네바를 방문 중이다. 김 할머니는 시모노비치 특별보고관에게 평화의 소녀상 모형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배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