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프리스 기지사령관의 '입양 한인’ 아내, 형제자매와 재회한 사연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세스 그레이브스 험프리스 주한 미군기지 사령관(오른쪽)과 아내(가운데), 아내의 오빠. 성조지

세스 그레이브스 험프리스 주한 미군기지 사령관(오른쪽)과 아내(가운데), 아내의 오빠. 성조지

경기 평택시 험프리스 미군 기지 사령관의 아내가 입양 한인이라고 미 군사전문매체 성조지가 보도했다. 그는 남편의 한국 부임 뒤 형제자매와 재회했다.

16일 성조지에 따르면 세스 그레이브스 주한미군 캠프 험프리스 기지 사령관의 아내 타라 그레이브스는 지난해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이 지난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국 험프리스 기지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아내 타라 그레이브스도 함께 입국했다.

올해 47세로 헬스 트레이너인 그레이브스가 한국에 온 것은 1975년 생후 6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된 뒤 처음이다. 미국 미네소타에서 자란 그는 16세 때 친모와 연락이 닿아 편지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는 왜 자신을 입양시켰는지 물었지만 친모는 직접 만나서 얘기하겠다며 한국어를 배울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2년 만에 친모와의 편지 교환을 그만뒀다.

그 후 약 30년 만에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그레이브스는 최근 평택에 있는 한 카페에서 형제자매와 재회했다. 남편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과 17세인 딸 제나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그레이브스는 부모가 이혼했으며 친모는 자녀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떠났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김은숙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그레이브스가 고아원으로 보내졌다. 몇 년 뒤 친부마저 세상을 떠나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장남 김형배씨가 동생들을 돌봤다고 한다.

강원도 지역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형배씨는 성조지에 “부모님께 은숙이가 어디 갔냐고 물어봤지만 부모님은 답을 하지 않았다”며 “한때는 미국으로 입양 가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차라리 은숙이에게 나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레이브스씨를 만나자마자 용서를 구했다. 그레이브스는 “오빠가 내게 용서를 구할 이유가 없었지만 오빠에게는 나한테서 용서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세스 그레이브스 사령관은 아내와 형제자매의 만남이 매우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조지에 “그들은 진심으로 내 아내와 나, 그리고 딸을 가족으로 받아들여줬다”며 “아내가 내가 만나지 않았다면 한국으로 돌아오지도, 가족과 다시 만날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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