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밀착에 북·중·러 일제히 반격···한반도 신냉전 방불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중·러, 한·일 방공식별구역서 무력시위 이어 북 미사일 발사

바이든 순방서 중국 견제·북핵 확장억제 강화에 즉각적 대응

중·러 공군기 한때 ‘카디즈 침범’ 러시아와 중국 폭격기가 지난 24일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일본 항공자위대에 의해 포착됐다. 러시아·중국 공군기는 당일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 제공·연합뉴스

중·러 공군기 한때 ‘카디즈 침범’ 러시아와 중국 폭격기가 지난 24일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이 일본 항공자위대에 의해 포착됐다. 러시아·중국 공군기는 당일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방위성 제공·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일 순방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북한과 중국·러시아의 반격이 시작됐다.

북한이 2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포함해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24일 폭격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연합공중훈련으로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넘나드는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이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긴장지수가 급상승하고,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는 상황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북한의 핵위협에 강경한 대응을 천명한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응답이다.

북한은 이날 ICBM을 포함한 3종의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에 대한 경고와 메시지를 담았다.

북 발사 3발 중 첫번째 ‘화성-17’ 북한이 지난 3월24일 이동식발사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 중 첫번째 미사일을 화성-17형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북 발사 3발 중 첫번째 ‘화성-17’ 북한이 지난 3월24일 이동식발사대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 3발 중 첫번째 미사일을 화성-17형으로 추정했다. 연합뉴스

한·미는 정상회담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를 확대하고 전략자산 전개를 명시하는 등 확장억제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북한이 이에 반발할 것이라는 점은 예고된 것이었다. 특히 북한은 이번 발사로 북한의 코로나19로 인한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해 북한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는 한·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줬다.

중·러의 공중 무력시위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직접 관련이 있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4박5일간 한·일 동맹국을 순방하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키코 쿼드(미국·호주·일본·인도 안보협의체) 정상회의를 개최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특히 국제질서에 현상 변경을 가하려는 중국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도전 세력’으로 규정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연합해 이들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와 중·러의 한·일 방공식별구역 진입이 북·중·러 협의의 결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강조한 한·미·일 협력 강화에 대응해 북·중·러가 일치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게 확인된 셈이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팽팽한 긴장 상태를 상당 기간 유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또한 한반도는 신냉전을 방불케 하는 강대국 간의 대결 구도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특히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방위비를 대폭 증액하기로 하고 미국이 대만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 동원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등 진영 대결 구도가 선명해진 것은 동북아시아 군비경쟁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나라는 한국이 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신냉전과도 같은 강대국의 대결 국면에 한반도가 중심에 서게 됨으로써 한국은 대외전략과 남북관계 등에서 자율적으로 운신할 수 있는 공간이 축소된 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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