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을 방문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은 29일 울란바토르 외교부 청사에서 바트뭉크 바트체첵 몽골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 호혜적 협력을 추진키로 했다. 또 몽골과 민주주의와 인권 등의 가치를 바탕으로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 장관은 이날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세계 10위권의 자원 부국인 몽골은 한국의 공급망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국”이라며 “첨단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위한 희토류와 배터리용 희소 금속과 같은 몽골에 풍부한 광물과 자원이 한국의 인프라와 기술과 결합해서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몽골 측이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이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희소금속 협력센터’의 설립을 추진키로 했다. 박 장관은 또 정부의 대북 제안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 몽골 측에 설명했으며 바트체첵 장관은 지지와 협력 의사를 표명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한국 외교장관이 몽골을 방문한 것은 8년 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공급망 등 경제안보에 대한 협력과 인권·민주주의 가치 연대를 부각시킨 것은 미·중 경쟁에서 몽골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 몽골은 중·러와 국경을 접한 민주주의 국가이며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풍부해 공급망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원 강국이다. 몽골은 또 남북 동시 수교국으로 북한과도 전통적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힌다.
몽골의 전략적 가치가 상승하면서 미국은 최근 몽골에 많은 외교적 자원을 투자해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주 몽골을 방문한 뒤 방한했다. 중·러도 이에 맞서 몽골 끌어안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각각 7월과 8월 몽골을 방문한 바 있다.
바트체첵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몽골의 자원과 한국의 노하우, 선진 기술을 결합하는 방향에서 논의했다”면서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바트체첵 장관은 또 “몽골과 한국은 민주주의, 인권, 자유, 시장경제 등 공동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면서 “몽골, 한국, 미국의 3자회담을 개최하자는 몽골 측 구상에 한국이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