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벚꽃 핀 때에 새로운 장”…회담 뒤 노포 2곳 부부 동반 만찬

조미덥·도쿄|유설희 기자

정상회담 이모저모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은 16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84분 동안 진행됐다. 소수만 배석해 진행한 소인수 회담이 24분, 확대정상회담이 60분간 열렸다.

양국 정상은 화기애애한 표정으로 확대 회담장에 입장해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녹색 사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기시다 총리는 모두발언을 벚꽃 얘기로 시작하며 긴장을 풀었다. 그는 “이번주 도쿄에서는 벚꽃이 개화했다”며 “봄을 맞이한 이 시점에 한·일관계를 위해 새로운 장을 여는 자리를 마련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 12년 만에 일본을 방문해 회담을 하게 됐다”며 “그간 어려움을 겪던 한·일관계가 새롭게 출발한다는 것임을 양국 국민들께 알려드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양국 정상은 이어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존의 양국 관계를 겨울과 얼음으로 표현하며, 이번 회담의 의미를 부여했다. 기시다 총리는 다시 벚꽃 얘기를 꺼내면서 “(양국 관계가) 긴 겨울철을 벗어나 양자 회담을 위한 방문으로서는 12년 만에 한국 대통령을 일본에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얼어붙은 양국 관계로 인해 양국 국민이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어왔다는 데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뒤 기시다 총리 부부 초청으로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노포 두 곳에서 만찬을 했다. 유명 스키야키·샤부샤부 전문점인 ‘요시자와’(吉澤)에서 정상 부부 네 명이 1차로 저녁 식사를 하고, 2차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일본식 돈가스와 오므라이스 발상지로 알려진 ‘렌가테이’(煉瓦亭)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요시자와 식당에 미리 와 있던 기시다 총리가 입구까지 나와 윤 대통령 부부를 맞았고, 두 정상 부부는 바닥이 꺼진 전통 일본식 방(호리코타쓰)에 통역만 배석하고 앉아 식사했다. 이 대변인은 “일본 관례상 두 부부만 동반하는 만찬은 매우 드문 편”이라고 밝혔다. 부부가 함께하는 만찬은 1시간25분간 진행됐다. 식당은 기시다 총리가 직접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오바마 대통령과 가졌던 스시 만찬이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꼬치구이 만찬과도 비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후 9시15분쯤 렌카테이 식당에 도착해 대화를 이어갔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총리 관저에서 일본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했다. 기시다 총리는 현관까지 나와 윤 대통령을 맞이하고 단상까지 윤 대통령을 안내했다. 두 정상은 애국가와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 연주를 들은 후 단상에서 내려와 양국 국기에 인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와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일본은 윤 대통령이 도착했을 때 실무 방문임에도 부대신이 공항에 영접을 나오고, 도심 교통을 통제하는 등 최고 수준의 경호로 예우를 표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부부가 숙소로 향하는 길에 태극기를 든 교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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