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안철수 완주 의지 있는 것 같다… 결국은 정당 후보가 된다”

박홍두 기자

호남 의원들과 대화

의원들 “정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쓴소리… 인적 쇄신론도 우회적 표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21일 저녁 호남 의원들과 만찬회동을 갖고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에 지지를 당부했다. 최근 호남지역에서의 지지율이 안 후보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위기감의 발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호남 의원 21명과 만났다. 국정감사 일정 때문에 오랜만에 만난 의원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문 후보의 모두 발언이 시작되자 표정들이 굳어졌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를 앞둔 문 후보의 위기감과 호소가 나왔다.

문재인 후보=“(안 후보와) 단일화가 안될 수도 있다. 지난달 16일 당 대선 경선 이후 곧바로 안 후보가 출마 선언을 했다.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끝까지 가겠다는 것 같다. 최근 안 후보가 선대위 진용을 갖추는 것을 봐도 완주 의지가 있는 것 같다. 안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하려는 것 같다. 하지만 안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 정당의 지원 없이 거대한 선거를 치를 수 없다. 여러분이 조금만 도와주면 국민이 ‘정당 후보가 아닌 사람은 안된다’는 위기감을 가질 것이고, 그것이 안 후보를 설득하게 되지 않겠는가. 특히 호남 지역 의원들이 도와주면 되지 않겠냐.”

안 후보보다 열세에 놓여 있는 자신의 호남 지역 지지율을 의식, 의원들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호남 의원들은 한 명씩 돌아가면서 최근의 정세에 대한 평가와 함께 문 후보 및 선대위를 향한 섭섭함과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낙연 의원=“1987년 이후 가장 심각한 선거다. 문 후보가 지난달 말 광주에 와서 사과를 했는데, 사과문을 그대로 읽었던 것 같다. 진정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이용섭 의원=“(내가 정책위의장인데) 선대위가 정책을 발표했는데 나도 모르는 정책이 나오더라.”

박혜자 의원=“박준영 전남지사가 당 대선 경선을 뛰고 사퇴했는데, 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는 당시 모두 직접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했다. 그런데 문 후보만 안했다. (당의 힘을 모으는) 정성이 부족한 것 아닌가.”

황주홍 의원=“민주당에 대한 섭섭함과 실망감 때문에 호남에서 문 후보가 뜨지 않는 게 아니다. 과도한 자만감과 낙관주의가 우리를 어렵게 만든 것 같다. 그러니까 당 일각의 비판적인 목소리들을 경청하지 않는다.”

이해찬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사퇴론 등과 관련한 인적쇄신론도 우회적으로 표출됐다.

한 의원은 “진정한 통치권자는 결단력과 용기가 필요하다. ‘당이 어떻게 해야 한다, 누구누구 물러나야 한다’고 용기 있게 발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야권 단일화의 이슈로 집중 거론되고 있는 정치혁신안과 함께 문 후보를 둘러싼 친노무현(친노)계의 사퇴를 놓고도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문 후보가 “(친노 인사) 9명이 한꺼번에 사퇴했다. 이는 내일 띄우는 새로운정치위원회의 혁신(작업)을 위해 (스스로들) 결정한 것이다”라고 하자, 한 의원은 “그것은 잘했다. 다만 밀려서 한 느낌이다”라고 했다. 다른 의원은 “이는 쇄신의 출발이어야지 종료여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은 “그런 것이 문제라면 새로운정치위원회에 평소 쇄신을 주장했던 의원들이 인선에 들어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문 후보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야권 단일화에서의 호남 의원들의 역할을 재차 호소하고 나섰다.

문 후보=“다 좋은 말씀을 해주셨고 도움이 됐다. 안 후보로 단일화가 되면 선거에 진다. 나와 우리가 중심이 될 것이다. 국민이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 스스로 패배감에 젖어 무력감에 빠지면 곤란하다. 경선 과정에서도 서로 흠집내기가 있었다. 호남 지역에서 반전이 되면 다른 지역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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