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의혹 대응서 도진 ‘윤석열 리스크’

박순봉·심진용 기자

‘반박하다 해명 없는 사과’ 되풀이…선대위도 갈팡질팡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기재 의혹이 확산되면서 윤 후보의 본인 리스크까지 다시 돌출하고 있다. 김씨 논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간의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김씨 논란을 두고 반발과 사과를 오가는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사과의 뜻을 표시하면서도 여권의 기획공세라고 책임을 돌렸다. 과도한 언행으로 불필요한 논란도 자초했다.

윤 후보는 16일 대한의사협회 간담회 후 “저나 제 처는 국민께서 기대하는 눈높이에 미흡한 점에 대해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도 “내용이 조금 더 정확히 밝혀지면 제대로 사과드려야지, 그냥 잘 모르면서 사과한다는 것도 조금 그렇지 않겠나”라고 했다. 사과의 뜻을 표시한 셈이지만, 구체적인 사과의 내용이나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전날 김씨가 사과 의향을 전하자 “국민께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는 태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전 윤 후보는 “저쪽(여당)에서 떠드는 얘기를 듣기만 하지 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의혹이 제기되면 일단 반박했다가 논란이 길어지면 사과의 뜻을 표하는 대응법이다. 하지만 시점도 늦었고, 사과 내용도 여권의 기획공세라고 하는 등 책임 떠넘기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후보는 이날도 “국민에게는 어떤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과도한 정치공세에 대해선 소상히 설명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김씨 사과를 두고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입장이 다르고, 사과 필요성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윤 후보는 공식 사과까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당사 앞에서 “사과에 공식과 비공식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한 뒤 ‘윤 후보 본인이나 김씨가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사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가깝다. 김 위원장은 “후보가 어느 시점에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대위 차원에서 그걸 얘기할 수 없고 후보 스스로가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선대위에선 대국민 사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론이 워낙 좋지 않으니 대국민 사과가 논의되고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김씨 사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밖에 정리해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물타기 움직임도 보인다. 윤 후보는 “여권의 기획공세”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도 ‘김씨 건을 띄워 대장동 의혹을 덮는다고 의심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에서 “이거(이재명 후보 아들 사건)는 김건희씨의 부주의한 이력서 기재와는 차원이 다른 범죄행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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