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독점’에 호남 흔들

강현석 기자

광주·전남 무더기 무투표 당선에
지역 시민단체 비판적 행동 나서

‘공천 불복’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
국민의힘 ‘서진 전략’도 위협적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텃밭인 광주와 전남에서 역대급 도전에 직면했다. 광주·전남은 그동안 민주당 후보가 되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은 10여곳에서 무소속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전례 없이 많은 민주당 후보들이 ‘투표 없는 당선(무투표 당선)’을 확정지으면서 정치독점에 대한 반발도 크다. 국민의힘의 공세는 광주시의회 비례대표 의원 당선에 도전할 정도로 거세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와 전남지역 기초단체장 선거구 10여곳에서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무소속 후보의 상당수는 당내 공천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현직 단체장들이다.

광주에서는 서대석 서구청장이 민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음주운전 이력 등으로 당내 경선에서 배재됐던 서 구청장은 민주당 김이강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강인규 나주시장, 유두석 장성군수, 김산 무안군수가 민주당 경선에 반발, 무소속 후보로 나섰다. 순천에서도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노관규 전 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목포에서도 민주당을 탈당한 박홍률 전 시장이 민주당 후보인 김종식 현 시장과 격돌했다.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당수 민주당 후보들이 당내 경선에 승복하지 못하고 출마까지 하는 것은 ‘경선규칙이 공정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경선을 개혁하려면 먼저 설득할 책임이 있는데 그런 것을 하지 않는다. (민주당이) 오만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무투표 당선을 확정지은 것에 대한 반발도 크다. 6·1 지방선거에서 광주와 전남에서는 기초단체장 3명, 광주시의원 선거구 20곳 중 11곳, 전남도의원 선거구 55곳 중 26곳에서 무투표 당선이 확정됐다. 이들 선거구는 민주당 후보 외에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1명도 등록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지방정치 독점이 심화되면서 소수정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설 곳이 없어지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은 ‘다양성의 정치가 필요하다’며 ‘무지개 연대’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민주당에 맞서 소수정당 후보 단일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에 눌려 후보조차 내지 못했던 국민의힘의 도전도 거세다. 국민의힘은 광주시장에 주기환 후보, 전남도지사에는 이정현 후보를 내세웠다. 광주 구청장 후보 3명, 전남지역 군수 후보 4명도 출마했다. 광역의원 비례대표와 기초의원에 출마한 후보도 25명이나 된다. 특히 국민의힘이 3명을 선출하는 광주시의원 비례대표에도 후보를 내면서, 광주시의회에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입성할지 관심이다. 국민의힘은 광주·전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광주에서 당 소속 후보들의 ‘현수막 훼손’이 발생하자 지난 20일과 21일 이틀 연속 광주를 찾아 직접 현수막을 교체하며 “국민의힘 후보들이 광주시민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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