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돈 봉투 받았다고 실토한 공익제보자, 협박·유언비어에 고립

박용근 기자
전북 장수군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26일 군청앞에서 금권선거를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북 장수군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26일 군청앞에서 금권선거를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북 장수군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금품 전달 의혹과 관련해 수사 당국에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30일 낸 성명을 통해 “장수군수 선거과정에서 금품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조사를 앞둔 주민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후 끝내 숨을 거뒀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주민 A씨는 주민 B씨에게 “장영수를 지지해달라”는 부탁을 하며 현금 20만원을 건넨 의혹을 받았다. 방송보도 후 경찰과 선관위는 인지수사를 통해 주민 B씨를 소환해 사건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A씨는 소환조사를 앞두고 사라진 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고 사경을 헤매다 28일 저녁 운명했다고 단체들은 전했다.

단체들은 “(고인이 주장한 것 처럼)해당 금액이 개인 간 주고받은 품삯에 불과하다면 조사과정에서 금방 해명이 될 사안이었다”며 “그럼에도 극단적인 선택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 말 못할 사정과 배경은 무엇인지 여러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공익제보를 한 B씨와 가족, 주변 인물은 배은망덕한 사람으로 취급되며 온갖 협박전화와 왜곡된 소문, 유언비어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돈선거와 관련해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임에도 실체에 접근하기보다 확인되지 않는 추측성 소문과 온정주의, 후보 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만들어낸 온갖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거나 지역의 건강한 변화를 위해 대안을 찾는 노력보다 사건을 왜곡하고, 책임을 떠넘기며, 감추기에 급급한 상황을 접하며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한 주민의 소중한 생명이 죽음으로까지 이어진 핵심원인이 과연 무엇인지, 최종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밝혀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마땅히 책임져야 할 몸통들이 지역사회의 뿌리 깊은 관행과 온정주의를 이용해 여론을 조장하고 제보자를 고립시키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에서 실명이 거론된 장영수 군수 후보와 관련자들은 고인과 군민 앞에 사죄하고 합당한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또 “후보자들은 장수시민사회단체와 공명선거 실천협약을 통해 ‘금품·향응제공 등 돈 선거 배격과 부정행위 일절 금지’를 군민 앞에 약속한 만큼 이를 어긴 모든 후보들은 책임지고 사퇴하라”면서 “공정한 선거를 책임지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은 수사 확대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규명하고 고인을 죽음으로 내몬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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