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프리미엄도 ‘진보 우위’도 약화…요동치는 교육감 판세

김태훈 기자
<b>서울대 체육관 개표소 ‘마지막 점검’</b>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지 분류기 점검을 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서울대 체육관 개표소 ‘마지막 점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지 분류기 점검을 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전국 17개 시·도 여론조사
대구 등 7곳 보수 후보 우세
진보·보수 ‘1 대 1’ 대결선
예측 불가 초접전 양상도

혁신 교육 등 정책 피로감에
보수 정부 출범 등도 영향
향후 진보·보수 세력 균형 땐
교육현장 연쇄 파장 불가피

하루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서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들의 진보·보수 구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관심사다.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서는 14 대 3으로 진보 교육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막판까지 후보 간 치열한 경합을 벌이는 지역이 늘면서 일방적인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 직전인 지난 23~25일 지상파 방송 3사가 코리아리서치 등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만4020명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3.5%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오차범위 이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곳을 포함해 중도·보수 성향의 후보가 지지율 1위를 차지한 지역은 모두 7곳에 달했다.

대구와 대전, 경북에선 현직 교육감들이 우세를 보이고 있고, 교육감 선거 중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경기에서도 보수 후보가 접전 속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직 진보 교육감과 보수 후보가 일대일 구도를 이룬 충북과 제주,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를 이루지 못해 혼전을 벌인 강원에서도 보수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모습이 나타났다.

2018년 선거와 달리 현직 교육감들의 우위가 흔들리는 모습도 이번 선거에 나타난 주요한 변화다. 2018년 교육감 선거에선 재선이나 3선에 도전한 현직 교육감 12명이 모두 당선된 바 있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며 정당 공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교육감 선거에서는 인지도 높은 현직의 프리미엄이 그 어느 선거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번에는 현직 교육감이 지지율에서 뒤처지거나, 앞서더라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격전지만도 5곳에 달했다.

특히 일찌감치 보수와 진보 후보 간 일대일 대결구도가 만들어진 부산·울산·경남 중에서도 부산은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직 교육감인 김석준 후보와 보수 단일후보인 하윤수 후보 모두 선거 초반부터 중도 표심을 끌어안기 위한 총력전을 펼쳐왔다. 대선을 거쳐 보수 정부가 탄생함에 따라 정치지형에도 변화가 생겼고, 교육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지자체장 및 지방의회 선거에서 보수여당 쪽으로 지역 내 민심이 이동하는 모습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울산과 경남 역시 현직 교육감이 진보 후보로 나섰지만 막판까지 보수 민심의 결집이 영향을 미칠지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직 교육감이 출마하지 않은 경기와 강원에서는 보수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두 지역 모두 현직 교육감이 진보 성향이지만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불출마를 선언했고,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출마하지 못했다. 경기에선 보수 성향의 임태희 후보와 진보 성향의 성기선 후보가 일대일로 접전을 펼치는 가운데 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다소 앞선 상황이다. 강원 역시 지지도가 높은 신경호·유대균 후보 모두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반면 지난 교육감 선거와 비슷하게 현직 프리미엄이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지역도 있다. 서울과 세종, 충남은 보수와 진보 후보 간 일대일 구도가 만들어지지 않은 곳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간 혁신교육이란 이름으로 지역 내 교육정책을 주도했던 진보 교육감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도 나타났지만 경쟁 후보들이 단일화를 거쳐 현직 교육감과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지는 못했다. 세 지역 모두 현직 진보 교육감인 조희연 후보와 최교진 후보, 김지철 후보가 공표금지 기간 전 여론조사에서 경쟁 후보들에 비해 앞서는 추세를 보였다. 또 중도·보수 성향 현직 교육감이 나선 대구와 대전, 경북 역시 각각 강은희 후보와 설동호 후보, 임종식 후보가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선두를 지켜왔다.

지역 내 진보 성향 민심이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는 호남지역에선 2018년 선거와 비슷한 구도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인다. 광주와 전남, 전북에서는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를 찾기 어려워 이번에도 진보 교육감이 배출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전남에서는 현직 교육감인 장석웅 후보가 김대중 후보와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진보 교육감의 비중이 크게 높았던 지난 선거와 달리 보수와 진보의 세력균형이 맞춰지는 판세가 향후 교육현장에서 연쇄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분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수는 “그동안 진보 교육감들의 정책이 현장에서 다소 피로감을 불러온 면도 있다”며 “보수 교육감의 비중이 늘면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같은 변화 외에도 당장 등교시간을 앞당기거나 경쟁을 심화시키는 교육정책으로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변화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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