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문 대통령의 남북 산림협력 제안 응할지는 ‘글쎄’

박은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남북한 산림협력을 재천명했다. 임기를 6개월여 남겨두고 산림협력 재추진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협상 재개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만 북한이 이 같은 제안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COP26 정상회의에서 “남북한 산림협력으로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의 산림 회복에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미협상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북 산림협력은 지난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에 포함돼있는 의제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남북이 자연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한 남북 환경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산림분야 협력의 실천적 성과를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남북은 그 해 10월부터 두 차례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개최해 산림 병충해 공동방제나 양묘장 현대화 사업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및 북·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관련 논의도 멈춘 상태다.

문 대통령의 산림협력 언급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 유럽 순방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 제안에 이어 다양한 카드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로 읽힌다.

산림복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꾸준히 추진해 온 현안이다. 그러나 주민들이 나무를 연료 대용으로 사용하는 등 이유로 산림 황폐화는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산림 황폐화로 발생한 홍수와 산사태로 사회·경제적 피해도 가중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북한의 산림 상황이 상당히 열악한 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산림 황폐화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비정치적 분야”라면서 “남북간 교류 협력이 시작된다면 산림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이 남측의 인도주의 협력이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덜 시급한 산림협력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19 방역으로 2년 가까이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상황도 걸림돌이다.

정부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한반도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남북이 합의한 산림협력들을 다시금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유효한 방안의 하나”라면서 “합의사항을 중심으로 남북 산림협력 진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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